정부 양곡 늑장 배달로 수급자들 ‘고통’

입력 2009.03.03 (07:06)

수정 2009.03.03 (07:36)

<앵커 멘트>

국가 예산으로 쌀값의 절반을 지원해주는 정부 양곡이 제때 배달되지 않아 가뜩이나 경제난에 힘든 수급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택배업체는 농어촌 오지일수록 운임 단가가 낮아 힘들다며 공급기일 등 계약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윤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추월산 자락 아래 한 산골마을, 홀로 사는 할머니가 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쌀독에 쌀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신청 한 달이 지나도록 구입한 정부 양곡이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차상위 수급자: "택배 아저씨가 전화해서 기사분이 사고가 나서 늦어진다고..."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늦어도 매월 20일까지 쌀을 받도록 돼있지만 제때 배달받는 일이 드뭅니다.

<인터뷰> 차상위 수급자: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항의할 데도 없고.. 밥을 굶어야지 뭐 별수 있나"

읍면 담당자도 늑장 배달 민원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인터뷰> 채은정 (사회복지사): "배달이 다음달까지 늦어질 때도 있었어요, 택배업체 탓으로 책임을 미룰 수도 없고..."

택배회사 측은 사정이 있었다고 말하지만 택배 단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정부 양곡 택배 운임은 한 건에 2천 백80원으로 일반 3천 원보다 8백 원가량이 적습니다.

<녹취> 택배업체 직원: "단가가 저렴한 것도 있고...거리가 좀 있는 산간 농어촌 오지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정부 양곡 할인 지원제도에 따른 전남의 지원 대상자는 무려 10만여 가구, 경제난의 여파가 더욱 큰 소외계층들이 제때 오지 않는 쌀 때문에 끼니 걱정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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