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탓에…’ 임신한 부인·남편 강도 행각

입력 2009.03.03 (07:06)

수정 2009.03.03 (08:07)

<앵커 멘트>

임신한 아내와 30대 가장이 흉기까지 들고 네 번이나 강도 행각을 벌였습니다.

가장이 실직한 뒤에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오다 이런 짓을 했다고 합니다.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녀가 한밤 도심 거리를 뛰어 도망칩니다.

여성의 손에는 빼앗은 금품이 담긴 봉투가 들려 있습니다.

이들이 혼자 가게를 지키던 주인을 흉기로 위협해서 빼앗은 금품은 2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6살 난 딸이 있는 데다 둘째는 임신 중인 부부였습니다.

32살의 남편은 살기 힘들어서 그랬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인터뷰> "직장 못 나가게 되면서 쌀이 떨어지고 공과금도 못 내고 당장 돈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그래도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남편은 하루 8만 원씩 받는 일용직으로 일하다가 1월 말부터 일거리가 뚝 끊겼습니다.

공과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기초생활수급자도, 실업급여 대상도 아니어서 돈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사채 뿐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부부처럼 빈곤층으로 날개 없이 추락하는 상황에서는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사회안전망이 듬성듬성한 틈으로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이들은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이게 사회 불안 요인이 되는 겁니다."

경찰은 남편을 구속했지만 공범인 아내는 딸을 돌봐야 하고 임신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불구속 처리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