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희 연쇄 납치, ‘공조 수사’ 없었다

입력 2009.03.05 (22:13)

<앵커 멘트>

연쇄 납치 피의자 정승희 씨 사건, 어제 추가 납치 범행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허술한 공조수사가 피해를 키웠다는 사실이 또 드러났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정승희씨 일당은 초기 범행 2건을 같은 동네에서 저질렀습니다.

지난해 9월 교회를 다녀오던 50대 주부. 다음달엔 바로 옆 아파트 주차장에서 46살 황모 씨를 납치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경찰서 반경 500미터 안에서 잇따라 벌어진 비슷한 납치 사건을 두고, 하나는 양천경찰서가 다른 하나는 경기도 광명 경찰서가 제각각 수사를 맡았습니다.

<녹취> 양천 경찰서 관계자 : "(정승희가) 피해자를 광명에 풀어줬거든요. 제일 빨리 신고받는 경찰서에서 오게 되니까..."

두 사건의 똑같은 수법, 남성 괴한 2인조가 얼굴을 가린 뒤 청테이프를 사용해 피해자를 결박하고 차량에 태운 뒤 납치해 돈을 챙긴 점은 경찰서 간에 전혀 공유되지 못했습니다.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한 올 1월 성북동 3차 범행도 수사는 따로따로였습니다.

<녹취> 양천 경찰서 관계자 : "거기(광명서)는 나름대로 수사한 거고 우리는 우리대로 한 거고... 우리는 영등포에서 수사하고 있는 줄은 처음에는 다 모르지... 각자 수사하니까."

경찰이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는 사이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습니다.

처음 2건은 돈만 빼앗았지만 지난 1월 성북동 납치에선 피해자의 승용차를 빼앗았고, 이 승용차를 이용해 2월엔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한 뒤 수사용 모조지폐까지 가지고 달아났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정 씨의 자백을 통해서야 첫 범죄를 밝혀냈지만 이미 사건은 연쇄 납치에 모조지폐 유통까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뒤였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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