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확산 막아라…제천경찰 초비상

입력 2009.03.13 (17:37)

에이즈 감염자로 드러난 충북 제천의 전모씨와 성관계를 가진 여성들은 유흥주점이나 노래방 도우미,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가정주부들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제천에서 택시기사로 일해온 전씨는 대부분 오후 늦은 시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운전을 하면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술에 잔뜩 취한 여성들을 골라 태웠으며 이들을 유인해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씨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여성용 브래지어와 팬티를 착용했었다는 점에서 변태적인 성행위를 했을 수 있고, 2002년에 30대 후반의 남성과 성접촉을 했던 양성애자라는 점에서 남성과 성접촉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상대여성이 유흥업소 도우미와 채팅을 통해 만난 가정주부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점이나 노래방에서 일하다 전씨와 성관계를 가진 여성들이 에이즈에 감염됐고 그 사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남성과 성적인 접촉을 했다면 여성→남성→여성들로 이어지는 고리를 통해 감염자가 확산될 수 있다.
또 전씨와 만났던 가정주부들이 남편과 부부관계를 했다면 가정파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전씨에게 상대여성의 신원 확인을 다그치는 것은 물론 전씨의 집에서 압수해 온 휴대전화와 사진, 컴퓨터 등을 바탕으로 상대여성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전씨가 제대로 진술하지 않는 상황에서 휴대전화에 들어있는 8개의 영상파일을 검색해 상대여성의 얼굴사진을 비교적 깨끗하게 출력한 뒤 이를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은밀히 보여주며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미 영상파일에 든 8명의 여성들 중 노래방 도우미 2명의 신원을 파악해 지난 11일과 13일 각각 조사하고 에이즈 감염 여부를 보건당국에 의뢰했다.
다행히 한 여성은 2007년 10월 전씨와 성관계 후 약병을 발견한 뒤 전씨를 다그쳐 에이즈 감염자임을 확인했고, 얼마 뒤 보건소에서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1명은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경찰은 전씨의 휴대전화에 담긴 전화번호의 신원 확인을 이동통신사에 의뢰했으며, 신원이 확인되는대로 이들을 불러 전씨와의 성관계 여부, 다른 남성과 성접촉 여부, 에이즈 감염 여부를 각각 조사할 계획이다.
또 원룸에서 발견된 증명사진의 여성이 가정주부라는 전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해당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탐문조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가 상대여성들의 신원을 진술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휴대전화에서 나온 영상과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탐문수사를 확대해 신속히 상대여성들을 확인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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