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씨가 숨지기 직전에 남긴 자필 문건을, KBS가 단독입수했습니다.
술접대에 잠자리 강요까지, 연예계의 추악한 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KBS는 숨진 장씨의 명예와 불법행위 사이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 문건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자연 씨가 숨지기 전 전 매니저에게 보낸 자필문건입니다.
장씨는 이 문건에서 기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낱낱이 폭로했습니다.
'어느 감독이 골프치러 올 때 술과 골프 접대를 요구받았다',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면서 끊임없이 술자리를 강요받아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술접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접대해야 할 상대에게 잠자리를 강요받아야 했다"는 충격적인 고백도 털어놨습니다.
<녹취> 유OO(고 장자연 씨 전 매니저) : "(장자연 씨가) 부쩍 많이 찾아와서 울었어요."
무자비한 폭력에도 시달렸다고 합니다
방안에 가둬놓고 손과 페트병으로 머리를 수없이 때렸다. 협박에 온갖 욕설로 구타를 당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수입이 많지 않은 신인배우였지만 "매니저 월급 등 모든 것을 자신이 부담하도록 강요받았다"고도 했습니다.
<녹취> 유OO(고 장자연 씨 전 매니저) : "(어려운 상황이 얼마나 오래 됐나?) 1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장 씨는 자필문건에 주민번호를 적고 서명도 남겼습니다.
"배우 장자연은 거짓 하나 없다"며 자신의 주장을 믿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장 씨는 자신이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라며 그래도 "꿈을 갖고 살고 있다"며 마지막 희망을 조심스레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문건에 언급된 장 씨의 기획사 대표 김모 씨는 현재 일본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