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없는 SK? 롯데 팬 분노 여전해

입력 2009.04.24 (16:04)

수정 2009.04.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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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중계 불방 사태로 팬들의 분노가 치솟은 가운데 시즌 초반 '빈볼' 시비까지 불거져 야구장 안팎이 어수선하다.
논란의 중심에는 SK가 서 있다. 지난 시즌 윤길현의 욕설 파문으로 신영철 사장과 김성근 감독이 직접 사과까지 해야 했던 SK는 23일 문학경기에서 채병용의 투구에 롯데 주장 조성환이 얼굴을 맞아 전치 6주 이상의 중상을 당하면서 롯데 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조성환이 응급차에 실려간 직후인 8회말 롯데 투수 김일엽이 앞서 250홈런-250도루 기록을 세운 박재홍에게 정강이쪽 위협구를 던졌고, 이에 흥분한 박재홍이 마운드로 뛰쳐 나가자 양팀 선수단이 몰려나가 난투극 일보 직전까지 간 게 전날 상황이었다.
박재홍이 말리는 공필성 롯데 코치에게 욕을 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24일 오전에는 작년 욕설 사건의 장본인인 윤길현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비난을 퍼붓는 롯데 팬들을 다소 자극할 수 있는 글을 올리면서 시비가 점점 불붙는 양상이었다.
SK 구단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구단 관계자는 "윤길현은 롯데 팬들이 어제 사건과는 무관한 자신에게 무더기로 비난 글을 쏟아붓자 일시적으로 흥분해 맞대응하는 말을 올렸지만 금세 내렸다"고 전했다.
SK 구단은 더 이상 시비가 번지지 않도록 선수단에 '인터넷상에서 팬들과 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자중하라'는 지시를 내릴 방침이다.
SK는 작년 윤길현 사건 때와는 달리 구단이나 코칭스태프가 공식 사과를 하지는 않겠지만 직.간접적인 루트를 통해 조성환의 쾌유를 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채병용과 주장 박경완, 이만수 코치는 전날 경기 직후 조성환이 치료를 받고 있던 병원에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조성환은 채병용에게 '기죽지 말고 계속 잘 던져라'면서 오히려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SK 코칭스태프는 주축 투수인 채병용이 이번 사건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SK는 8회말 상황에서 시비가 붙었던 박재홍과 김일엽, 공필성 코치의 관계에 대해서도 당사자들끼리 오해가 있다면 잘 풀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내부적으로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어쨌든 이번 사건이 커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에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 듯하다.
롯데 구단 내부에서는 전날 8회 1-8로 7점이나 뒤져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SK가 작년까지 제2선발로 쓰던 에이스급인 채병용을 마운드에 올린 것을 두고 'SK는 상대를 배려하는 면이 전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다 성적 부진과 조성환의 부상으로 잔뜩 격앙된 롯데 팬들은 구단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야구 게시판 등에 SK를 비난하는 의견을 잇따라 개진하고 있어 분노가 쉽게 풀릴 기미는 아니다.
SK는 5월5일부터 주중 3연전으로 사직 원정에 나선다. 어린이날 빅 이벤트로 사직구장에 만원 관중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때까지 감정 싸움이 누그러질지 구단 측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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