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프로젝트’ 한국 육상 혁명기?

입력 2009.05.04 (07:49)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육상계가 '외국인 코치 프로젝트'로 한국 육상의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지난 2일부터 김천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종별육상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육상 시즌을 맞아 5명의 외국인 코치를 영입했다. 육상연맹이 이렇게 많은 외국 코치들을 한꺼번에 데려온 것은 처음이다.
육상연맹이 초청한 외국인 코치는 단거리 리오 알만도 브라운(55.자메이카), 허들 타바소브 세르게이(47.러시아), 멀리뛰기.세단뛰기 랜들 헌팅턴(55.미국), 높이뛰기 버틸 링퀴스트(56.스웨덴), 경보 데이비드 스미스(54.호주) 등이다.
육상연맹 관계자는 "예전에 데려왔던 코치들과 비교하면 A급 지도자로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육상연맹은 한술 더떠 '거물급 총감독'을 모셔올 계획이다. 미국에서 여자 전담 코치도 영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미 국내에서 활동 중인 창던지기 코치 카리 이하라이넨(55.핀란드)까지 포함하면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총 8명으로 늘어난다.
육상계의 관심은 과연 이들 외국인 코치진이 한국 육상을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아직 확답은 나와있지 않다. '외국인 코치 영입→획기적인 경기력 향상'이란 도식이 성립된다는 보증도 없다.
과거에도 외국인 코치들이 한 두명씩 국내에 초빙되거나 순회 코치 형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한 적은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나지 않거나 국내 지도자들과 예상치 못했던 불협화음을 야기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외국인 코치들이 국내파 지도자들과 어우러져 연착륙하는 동시에 시너지 효과까지 발휘하느냐가 이 프로젝트의 관건인 셈이다.
백형훈 육상연맹 트랙 기술위원장은 "총감독을 두려는 이유는 외국과 국내 지도자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기 때문"이라며 "총감독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해 국내와 해외 지도자들 사이의 마찰을 없애겠다는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외국인 코치들의 새로운 훈련 방식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느냐도 과제 중 하나다. 각각 소속팀이 다른 선수들끼리 합동훈련을 실시하기 힘든 장벽도 있다.
단거리 대표팀의 경우 소속팀이 달라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00m 계주팀을 꾸려 국제대회에 출전시키면서 팀워크를 다지도록 할 계획이다.
외국인 코치들이 한국 육상의 척박한 현실을 딛고 선수들을 제대로 담금질해 '트랙.필드의 히딩크'로 거듭 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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