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충동’ 지혜롭게 극복한 사람들

입력 2009.05.18 (07:08)

수정 2009.05.18 (07:17)

<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입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집단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는데요.
한때 스스로 목숨을 끊을뻔 했지만, 그 충동을 지혜롭게 극복한 사람들을 이하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성에 자리한 절, 묵언마을.

백팔 배를 하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가슴에 ‘죽고 싶은 이유’를 하나씩 품고 이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절의 주지 스님은 5년 전 출가해 전 재산을 털어 이 절을 세웠습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인터뷰>지개야 스님 : "내가 들어도 너 지금껏 죽지 않고 살았는게 다행이다, 라고 하는 사람이 40명이 넘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다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웃으면서 묵언 마을을 떠났어요."

사업 실패 후 빚독촉에 시달리다가 두 번씩이나 자살을 기도했던 50대 박 모씨도 묵언 마을에서 '죽고싶다'는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인터뷰>박 모 씨 :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말 한 마디, 사람이 의지가 되더라고. 좀 늦더라도 희망을 갖게끔...."

이우재 부장판사도 지난 2006년 봄, 스스로 목숨을 끊을 뻔 했습니다.

가정불화와 업무 스트레스를 겪던 그에게 우울증이 엄습해 온 겁니다.

직장을 휴직하고 수도원에서 두문불출하던 그를 찾아온 아내와 아이들은 그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깨닫게 했습니다.

<인터뷰>이우재 : "집사람과 애들이 빗속에서 아직도 서 있는거야. 그걸 보니까 갑자기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고..."

본격적인 치료를 마치고 지난 2007년 초 업무에 복귀한 그에게선 더 이상 죽음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삶의 고난을 이겨낸 비결은 알고 보니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이우재 : "살아오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을 한 번 생각해봐라. 그 일이 지금 너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냐, 진짜 추억이 대부분이지. 그럴 것이다, 이 순간도..."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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