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흉물로 변한 ‘공공미술 거리’

입력 2009.05.20 (07:53)

수정 2009.05.20 (10:11)

<앵커 멘트>

거리에서 일반시민들이 손쉽게 미술품들을 향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작업을 이른바 공공미술이라고 하는데요.
지자체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작품을 설치해두고도 정작 관리에는 소홀해 공공 미술의 본래 취지를 흐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문화관광부가 조성한 공공미술거리입니다.

벽화 대부분이 절반 이상 떨어져 나가있어 원래 어떤 작품이었는 지 조차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양심 : "자꾸 벗겨지고 떨어지고 그러니까 보수가 안되니까 흉물스럽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 서울시가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또 다른 공공미술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

기둥 내부의 설치작품은 눈을 갖다대면 안에서 슬라이드 작품을 감상할 수있도록 만들어진 것이지만 언제 부터 고장 난 상태인지 알수도 없는 지경입니다.

그런데도 담당자는 잘 보존되고 있다며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합니다.

<녹취> 담당 공무원 : "해마다 유지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예산을 잡아가지고. 기준같은 거는 없습니다."

지난달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85억원의 예산을 들여 강남역 주변에 네비게이션 역할을 겸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LCD 화면 자체가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 있고 탑 자체도 부식이 쉽지않은 소재를 골라써야 하는 데 그런 기본적인 고려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홍경한 : "행정을 하시는 분들이 공공미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미술 작가들 역시 공공미술에 대한 개념파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서울시가 오는 2010년까지 디자인 서울거리 조성 등 공공미술작업에 배정한 예산은 모두 천7백억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무작정 설치한 뒤엔 나몰라라식으로 방치되는 값비싼 공공미술작품들이 오히려 도시의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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