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운행 버스에 장난감총 사격…누가? 왜?

입력 2009.07.01 (09:04)

수정 2009.07.01 (09:17)

<앵커 멘트>

어제 하루동안에만 출근길 버스 넉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총알이 날아들었습니다.

버스 창문이 깨졌고,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최서희 기자! 누가 그랬는지 밝혀졌나요?

<리포트>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순식간에 날아든 총알에 누구보다 놀란 건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였습니다. 버스 창문이 두꺼운 강화유린데도 그대로 관통했을 정도였습니다. 버스기사가 놀라서 운전대를 놓았다면 출근길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는데요.

위험천만한 버스 총격 사건, 취재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주택가를 운행하던 시내버스 옆을 외제 승용차가 지나가는 순간! 뚜껑 없는 차 뒷자리에 타고 있던 사람이 버스를 향해 뭔가를 쏘고선 쏜살같이 달아납니다. 당황한 기사는 이내 버스를 세웁니다.

<녹취> 버스기사 : "죄송합니다. 누가 쇠구슬을 쏜 것 같아요 외제차가 쏜살같이 지나가던데..."

사고가 난 버스입니다. 버스창문은 산산조각이 났고 곳곳에 총알 자국으로 보이는 구멍이 선명하게 뚫려있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기사와 승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재식(피해 버스 운전기사) : "빵 소리가 나더니 유리창이 다 깨지고...그 유리에 맞는 소리와 그 총 쏘는 것이... 저는 그때... 지금도 마찬가지로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서..."

비슷한 시각, 인근의 또 다른 광역 버스! 달리던 차 안에 있던 승객들이 갑자기 깜짝 놀라 두리번거립니다. 파랗게 코팅된 유리창이 무언가에 충격을 받자 하얗게 깨집니다. 한 승객은 머리에 묻은 파편을 털어내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주석(피해 버스 운전기사) : "차량에 탑승한 승객은 대략 12명 정도 계셨고 (버스 유리가)깨진 자리에 손님이여서, 일곱 분이 앉아 계셨어요. 그 때 차들이 없어서 돌에 맞아서 그런 경우는 아니고..."

또 다른 피해 버스에서는 깨진 창문 조각이 승객에게 날아드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혹시 탄알이 버스 기사에게로 향하거나 직접 승객을 맞췄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들. 제 아침에만 경기도 고양과 파주 일대에서 총 넉 대의 버스가 이 같은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길가에 주차돼 있던 관광버스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녹취>관할 지구대 관계자 : "관광버스는 시내버스(사고지역)에서 좀 떨어져 있었어요, 주차되어 있던 차량... 시내버스는 진행하는 차량이었고, 관광차는 서있는 차량이었고요."

피해 버스들의 유리창은 모두 관통 자국을 중심으로 완전히 파손된 상태였는데요. 그렇다면 범인들이 사용한 탄알은 어떤 종류였을까. 일반적으로 버스 유리창은 강화 유리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열이나 충격에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서동섭(버스 유리 전문 수리공) : "망치로 때려도 안 깨져요. 여기다가 불을 가해도 안 깨져요... 삼겹살 같은 것을 구워먹어도 되는데, 실제로 삼겹살도 구워 먹어요, 차 유리에다가요. (자국이) 뾰족한 총탄 비슷한... 이건 공기총 총탄 비슷한 것 같은데요."

범인을 목격했던 버스 기사는 스포츠카에 타고 있던 범인이 들고 있던 총기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감 총과 비슷하게 생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수옥(버스 기사) : "총을 꺼내서 저한테 겨누더라고요, 제 쪽으로... 저는 애들이 외제 승용차를 타고 기분을 내느라고 장난감 총으로 겨누는 줄 알았어요."

아직 범행에 쓰인 총알을 찾지는 못했는데요. 경찰은 일명 장난감 BB탄 총에 쇠구슬을 넣어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재식(피해 버스 기사) : "혹시 구슬이라도 떨어졌나... 제가 차를 한 족으로 빼놓고 사고 난 장소에서 (찾아봤는데) 아무 곳에도 그런 게 없더라고요."

달리는 버스를 향해 장난감 총알이나 쇠구슬을 쏘고 달아난 사건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 김포에서 운행 중이던 버스 유리창에 쇠구슬로 보이는 물질이 날아 들어와 유리 파편에 승객이 다치는 사고도 있었고요. 또 그제 서울 영등포를 지나던 버스에 누군가 장난감 총알을 쏴 버스 기사가 맞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 버스 운전기사(음성변조) : "창문을 한 10센티미터를 열었는데, 거기서 플라스틱으로 된 노란색 장난감 총알이 (날아 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찔하고 그런 것도 있는데..."

하루 종일 긴장 속에 운전을 하는 버스 기사들은 잇단 이런 사고에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진규섭(버스 운전기사) : "진짜 오늘 같은 일이 출근 시간에 일어났다면... 운전석에 운전기사가 맞았다든지 이랬으면 대형 참사가 날 뻔했죠."

<인터뷰> 김한식(버스 운전기사) : "사람이 안 맞았으니까 다행이지 사람이 맞았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데...깜짝 놀랐죠, 언제 어느 때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시민 : "있으면 안 되는 일이고요. 가족들을 생각했을 때 불안하죠, 시민 입장에서..."

<인터뷰> 강민(서울 혜화동) : "(창문)근처에 앉아 있었다면 다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고..."

경찰은 CCTV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범행 차량의 정확한 차종 판독을 의뢰하는 한편, 일산과 파주 관내, 비슷한 검정색 스포츠카 소유자를 가려내는 등 범인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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