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 자동차 정기점검 아직도 ‘엉터리’

입력 2009.07.20 (22:20)

<앵커 멘트>
아직도 사업용 자동차를 엉터리 점검하는 검사소들이 있습니다. 이런 버스나 택시들. 과연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범기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자동차 검사소에 차량이 들어오자 매연 측정이 시작됩니다.

첫 측정 결과 부적합 판정, 다시 측정을 하자 웬일인지 매연 수치가 기준치 아래로 떨어지면서 적합 판정이 나옵니다.

가속 페달을 덜 밟아서 매연 발생량을 줄이는 손쉬운 수법입니다.

<인터뷰> 검사소 직원 : "시동을 걸고 측정을 시작하면 그 상태가 0점으로 인식되니까 수치가 낮게 나오게 된다."

서울 시내 자동차 검사소 500여 곳 중 58곳에서 지난 1년 동안 이런 식으로 합격판정을 받은 사업용 차량은 모두 2만 3천대, 검사소가 챙긴 돈은 6억 원이 넘습니다.

이런 조작이 이뤄지는 이유는 검사소와 운전자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정기점검을 할 경우 2-3시간 동안 44개 항목을 확인해야 하는데 2, 3만 원 검사비론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녹취> 자동차 검사소 업주 : "인건비도 안 나오는 데다가 제대로 하려고 해도 대형 차량은 정기점검을 할 수 있는 설비도 없다."

운전자들 역시 환경이나 안전보다는 시간과 돈을 선호했습니다.

<녹취> 택시 운전자 :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이면 다 끝난다. 차라리 없는 사람한테 몇 만 원 쥐어주는 게 낫지. 차라리 안 하면 좋겠다."

해마다 상업용 차량 35만 대가 이런 허술한 정기점검을 받고 거리에 나오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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