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이용규, ‘화려한 복귀’ 신고

입력 2009.07.23 (11:20)

수정 2009.07.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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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했던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듀오 두산베어스 고영민(25)과 KIA타이거즈 이용규(24)가 부상 악몽을 떨쳐내며 후반기에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고영민은 WBC에서 정근우(SK)와 번갈아 대표팀 2루를 지켰다.
'2익수'라는 별명답게 폭넓고 안정적인 수비로 팀을 안정시켰고 타석에서는 팀내 4위(0.308)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에도 힘을 보탰다.
멕시코와 붙은 2라운드 1차전에서는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5회 한 점을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는가 하면 빠른 발로 6차례 출루해 4번이나 득점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했다.
이용규 역시 주전 외야수로 뛰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타율은 0.222로 높지 않았지만 두 번이나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 내야를 뒤흔들었다.
특히 일본과 결승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유격수 나카지마의 무릎에 부딪혀 헬멧이 깨지는 사고를 당하고도 끝까지 경기를 치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WBC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WBC에서의 활약과 반대로 정규시즌에 들어오면서 둘 다 악재를 만났다.
고영민은 4월 한 달 동안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타율 2할대에 머물더니, 5월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 중 베이스를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쳐 한 달이 넘도록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이용규 역시 시즌 개막 직후인 4월 7일 광주구장에서 SK와 경기 도중 펜스에 부딪혀 오른발 복사뼈 골절상으로 3개월 넘게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전반기 내내 힘든 시기를 보낸 둘은 복귀하자마자 한풀이라도 하듯 맹활약을 하고 있다.
고영민은 8일 SK와 경기부터 8경기째 안타를 뽑아냈다. 또 19일부터 22일까지 세 경기 연속으로 홈런을 폭발시키며 장타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세 홈런 모두 비거리 120m(19.21일) 130m(22일)에 달하는 대형 아치로, 부상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두산 김광림 타격코치는 "고영민은 원래 노림수가 좋다. 반면 안좋을 때는 급격히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데, 부상기간 동안 스스로 뭔가 깨달은 것 같다"고 달라진 면을 설명했다.
이용철 KBSn 해설위원도 "워낙 손목 힘이 좋은데다 수싸움까지 좋아졌다. 한 단계 올라서는 때가 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18일 한화와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하며 무려 102일만에 돌아온 이용규 역시 곧바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9일 복귀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22일 LG와 경기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를 작성했다. 0-1로 뒤진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친 데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빠른 발을 과시했고, 김상현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어냈다.
또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투수 정찬헌과 끈질긴 승부를 벌이며 끝내기 폭투를 이끌어내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둘의 활약은 팀이 치열한 순위다툼으로 한창 힘들 때 나온 것이라 더 의미가 크다.
고영민은 22일 최근 8연승을 달리며 선두권을 넘보는 롯데와 경기에서 선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날 2-14로 크게 졌던 터라 다시 무력한 모습을 보일 경우 중하위권으로 처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이용규 역시 4위 롯데와 승률 1리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3위를 지키고 있던 상황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여전히 1위와 5위의 승차가 3.5경기밖에 되지 않아 후반기에도 살얼음판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긴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고영민과 이용규가 팀에 든든하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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