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프로젝트, 모두 다 바꿔!

입력 2009.08.02 (10:20)

월드 챔피언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20.단국대)에게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충격 그 자체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대회 2회 연속 금메달을 내다보는 박태환으로서는 훈련 계획 및 방법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한 처지가 됐다.
박태환도 지난 1일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예선 탈락하며 대회를 마감하고서 "베이징올림픽 이후 마음이 느슨해져 있었던 같았다"면서 "마음의 정리를 하고 대표팀에 처음 뽑힌 중학교 때 시절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목표를 세우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전담코치 없이 꾸려져 온 전담팀의 한계와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의 유기적이지 못했던 공조 체제 등 속으로 곪았던 상처를 꺼내 치료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대한수영연맹과 전담팀은 이번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향후 훈련 방법 및 계획, 전담코치 운영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직후부터 전담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훈련해왔다. 그 사이 2007년 멜버른 세계 대회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거푸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이 끝나고 지난해 10월에는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이 출범됐다.
그런데 이번 전담팀에는 전담코치가 없었다. 박태환은 전담팀과 올해 두 차례 미국 전지훈련을 하면서 데이브 살로(미국)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국내에 머물 때는 태릉에서 노민상 감독의 지휘 아래 훈련했다.
하지만 이원화된 훈련으로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에는 늘 미묘한 갈등이 있었다. 공조가 원활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전담팀은 박태환의 장거리인 자유형 1,500m 기록 단축에 중점을 두고 전지훈련을 실시한 반면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은 주 종목인 자유영 400m와 200m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훈련 시간이 부족했다며 주 종목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일단 전담코치 체제의 필요성은 연맹이나 SK텔레콤 스포츠단이나 공감한다.
정일청 연맹 전무는 "외국인 전담 코치를 두더라도 태릉 선수촌에서 대표팀과 함께 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표팀에서 훈련하다 해외로 전훈을 떠나면 노민상 감독이 동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맞수 장린(중국)도 대표팀 내 전담코치 천잉훙을 두고 호주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의 옛 스승인 데니스 코터렐에게 꾸준히 지도를 받아왔다. 호주 전훈에는 천잉훙 코치가 동행한다.
물론 장린의 경우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박태환과 사정이 다르다.
이번 대회에서 부진을 거울삼아 한국 수영의 간판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좀 더 세심하고 장기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태환이 미국에서 전지훈련 할 때 살로 감독 밑에서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 금메달리스트 우사마 멜룰리(튀니지)도 함께 훈련했다. 그런데 살로 감독이 이번에 멜룰리의 전담 코치로 로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한 수영 관계자는 "박태환이 멜룰리의 훈련 파트너였다"고 비꼬았다. 박태환의 전지훈련이 결국 경쟁자인 멜룰리만 좋은 일을 시킨 셈이 됐다는 이야기다.
멜룰리는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모두 따며 박태환을 위협했다. 3일 오전 열릴 자유형 1,500m에서도 결승에 올라 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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