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 함께 이루셨는데”

입력 2009.08.18 (16:21)

수정 2009.08.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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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 체육계도 대통령 재임 시절 각별한 인연을 떠올리며 애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4강 진출 쾌거를 이뤘던 점 때문에 축구계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슬픔이 더욱 크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한.일 월드컵 당시 경기장이 오실 때마다 직접 모시고 다녔던 게 생생하다. 한국 축구 4강 신화의 현장에 계셨던 분이라서 더욱 안타깝다"며 서거 소식의 충격을 전했다.
지난 2월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뒤를 이어 축구협회 수장에 오른 조중연 회장은 월드컵 당시 협회 전무로 행정 실무를 책임졌다.
조 회장은 이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을 확정하자 대통령께서 직접 라커룸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고 주장이었던 홍명보가 병역 특례를 건의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박지원 비서실장에게 지시했고 결국 문제가 잘 해결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서울 월드컵경기장 신축을 놓고 반대가 많았지만 당시 정몽준 회장이 김 전 대통령을 독대하고 나서 건립이 성사됐다. 월드컵의 성지가 된 서울 월드컵경기장 건립은 김 전 대통령의 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남녀 프로농구를 총괄하는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수장들도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지난 1999년부터 WKBL을 이끌어왔던 김원길 총재는 "IMF 사태 당시 실업팀이 13개에서 5개로 줄고 그나마 구조조정, 흡수합병 등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금융기관은 프로팀을 못 갖게 하는 등 여자농구의 위기였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과 최재승 의원 등이 논의 끝에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던 나를 추천해 총재를 맡게 됐다"며 인연을 소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전당대회에서 자신에게 맞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상현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원길 총재를 정책위 의장으로 발탁하는 포용력을 보였다고 김 총재는 회고했다.
김 총재는 "여러 가지 굴곡의 삶이 산 지식화되신 분이다. 오래 사시면서 삶의 지혜를 주셨다. 병환 중일 때 찾아뵙지 못했지만 아내와 빠른 쾌유를 비는 기도를 많이 했다. 정치하면서 김 전 대통령 신세를 가장 많이 졌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며 애도했다.
전육 KBL 총재도 "한 명의 지도자가 서거하면서 한 시대를 마감하고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그분이 쌓아온 업적을 차분히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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