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야신’ 조범현, 기막힌 용병술

입력 2009.08.22 (21:10)

수정 2009.08.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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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신이라는 뜻에서 '야신(野神)'으로 불리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이 KIA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 앞에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KIA가 21,22일 연이틀 껄끄러운 상대인 SK 와이번스를 이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이 숨어 있다.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 조 감독은 KIA가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대타 작전을 썼다.
고졸 신인으로 최근 부진한 안치홍을 빼는 대신 지난해까지 최희섭과 번갈아 4번을 쳤던 이재주를 투입했다.
KIA가 자랑하는 10승 투수인 아킬리노 로페즈가 이날 선발 투수로 나와 호투하는 상황에서 점수 차를 조금만 벌리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었다.
조 감독은 "안치홍이 경험이 적어 대타를 쓰려고 했는데 황병일 타격 코치와 상의한 결과 이재주가 타격 밸런스가 좋다고 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변화구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신인 안치홍을 빼고 찬스에 강한 고참 선수를 넣어 한 방을 노렸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홍세완이 왼손목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한 달 넘게 2군에 있다가 전날 1군에 복귀한 이재주는 어렵게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재주는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며 SK 선발 투수 김원형의 초구 높은 체인지업(시속 133㎞)을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사실상 이날 승부를 가른 홈런이었다.
이재주는 "특별한 볼 종류를 노리지는 않았으며 공격적으로 타격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대타로 나와 홈런을 칠 수 있었던 이유로는 "더그아웃에 대기하고 있으면서 상대 투수를 연구한다"며 "내가 대타로 나갔을 때 어떤 승부를 할지 고민했고 그 결과 결정적인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IA는 전날 경기에서도 4-4로 맞선 8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장성호 대신 대타 나지완을 불렀다.
SK 중간계투 이승호를 공략하기 위한 카드였다. 나지완은 시속 143㎞짜리 높은 직구를 때려 만루홈런으로 보답했다.
시즌 1호 대타 만루홈런으로 KIA는 8-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투타의 압도적인 전력에다 조 감독의 용병술이 더해지면서 올 시즌 KIA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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