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조합장 선거 ‘혼탁’…비리·잡음 계속

입력 2009.08.27 (22:05)

<앵커 멘트>

해마다 치르는 농수 축협 조합장 선거가 돈으로 얼룩졌습니다.
이번에도 강원도 한 축협에서 36명이 사법처리됐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동지역의 한 축협은 초상집 분위깁니다.

현 조합장 당선자가 지난 4월 선거 운동과정에서 조합원 30여 명에게 돈을 준 혐의로 구속됐고, 조합원 35명이 불구속 입건됐기 때문입니다.

<녹취>영동00축협 전 조합원 : "표를 돈으로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매번 선거가 있을 때마다 돈이 돌았어요. 저도 20만 원 받았고..."

올 봄 영월과 춘천의 한 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도 출마자가 조합원 20여 명에게 돈봉투를 돌리고 내의 등을 선물하다 적발됐습니다.

<녹취>00농협 조합장 前 출마자 : "백배사죄해야죠 지역주민들한테 일하겠다고 나온 사람이 이렇게 지역에 물의 일으키고 명예 실추시킨 데 대해."

선관위가 지난 2005년부터 위탁받아 치른 농.수.축협의 조합장 선거는 전국적으로 천 3백여 건입니다.

이 가운데 63%인 840여 건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불법 행위 가운데 40%인 320여 건은 금품과 음식물 제공이었습니다.

<인터뷰>서태원(지방청 광역수사대) : "좁은 지역에 혈연, 지연관계가 많아서 조직적으로 금품을 살포하기 때문에..."

조합장 선거가 혼탁한 것은 지역사회에서 기관장 대우를 받는데다 인사와 예산을 주무르는 막강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영동지역 한 축협의 전 조합장과 간부들이 집행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노래방에서 27만 원, 횟집 155만 원, 심지어 룸살롱에서도 240만 원, 사실상 개인 용돈이었습니다.

<녹취>축협 관계자 : "법인카드 총액이 한 달에 많이 나올때는 2천만 원인데, 50% 정도를 썼어요. (절반을 조합장이 썼다구요?)예..."

이 때문에 선거제도를 개선하고 중앙회 감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신해식(강원대 농자경학과 교수) : "글로벌 경쟁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이사진 경영체제에서 전문이사 경영체제로..."

제도 개선 없이 시간만 보내는 사이 지역 농.수.축협의 조합장을 둘러싼 비리와 잡음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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