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결 심판 남발…서민들 ‘불만 폭주’

입력 2009.08.27 (22:05)

<앵커 멘트>

최근 경찰들이 사소한 것들에 즉결 심판을 남발한다'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며 특히 생계형 사범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범기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즉결심판 법정,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대기실에도 10여 명이 순서를 기다립니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입니다.

<녹취> 입간판 적발 : "홍보도 하고 했으면 나도 안 했을 텐데. 저는 또 구청에서 단속하는 줄로만 알았죠."

<녹취 > "원래는 구청에서 했던 거야. 요새 파출소에서 단속이 강해져서 무조건 즉심 보내나보더라고."

즉심회부가 전적으로 경찰 손에 달려있다 보니 처리기준을 종잡을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인터뷰> 남상순 : "또 두 번째, 보름 사이에 벌금을 물었어요. 작년에는 이런 게 없었어요."

최근 이런 즉심처분이 크게 늘어 서울의 경우 올해 상반기 건수가 지난해 1년치에 육박했습니다.

<녹취> 경찰 : "지시가 있으니까 단속을 많이 하고 실적을 올려야 하니까 많이 하는 거죠. 가만있으면 꼴찌 하니까 안 할 수도 없고."

광고전단을 나눠주다 적발돼 10여 차례 즉심을 받은 김모 씨 일당 3만 원 버는 처지에 벌금 5만 원은 중형이지만 그만 둘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김모(전단 배포) : "경찰이 사복 입고 올까봐 항상 마음이 불안해. 그래도 해야죠. 먹고 살아야 되니까요. 생계 유지해야 되니까."

때문에 경미한 범법, 특히 생계형 사안까지 앞뒤 안 가리고 즉심으로 처리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하태훈(고려대 교수) : "훈방하거나 행정처분할 수 있는 것까지 법정으로 보내는 것은 과잉 처벌이라는 문제가 있고 국민들이 불안해하겠죠."

이에 대해 경찰은 즉결심판이 늘긴 했지만 통고처분, 즉 딱지를 뗀 건수가 크게 주는 등 경미한 범죄에 대한 전체처벌건수는 줄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법정출두에 따른 시간적 손실, 또 일부는 즉심 뒤 추가 행정처분을 받는 등 즉심으로 인한 서민들의 2중 3중의 피해는 감안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여전합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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