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늦바람 쾌투, ‘KS직행 선봉’

입력 2009.08.31 (10:53)

수정 2009.08.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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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토종 에이스 윤석민(23.KIA)이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전반기 궂은 일을 도맡았던 `마당쇠'에서 후반기 당당한 에이스로 돌아온 윤석민이 소속팀에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선물하고자 시즌 막판 스파이크 끈을 힘차게 조여맨다.
8월에만 5승을 보태 시즌 9승(3패7세이브)째를 올린 윤석민은 어느덧 2년 연속 10승 돌파를 눈앞에 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힘을 빼느라 시즌 초반 부진했고 마수걸이 승리도 5월15일 SK와 경기에서야 구원승으로 올린 점에 비춰볼 때 윤석민의 '늦바람'은 무서울 정도다.
첫 승리 이후 9연승을 달렸고 평균자책점은 2.79까지 떨어뜨려 2년 연속 평균자책점 타이틀도 수중에 들어왔다.
"컨디션은 썩 좋지 않지만 투구 밸런스가 나아져 성적이 괜찮은 것 같다"는 말처럼 윤석민은 마운드에서 5년차의 관록으로 버텨낸다.
최고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뿌리고 못 던지는 변화구가 없는 '팔방미인'의 진가는 스물셋이라는 나이를 무색게 한다.
윤석민은 30일 두산과 경기에서 1회 고영민과 이종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을 뿐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삼진 6개를 곁들이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등판했다 하면 평균 7이닝씩 꼬박 던져주는 강철 어깨, 나이답지 않은 절묘한 완급 조절을 앞세워 윤석민은 호랑이 군단 1선발 투수의 모습을 되찾았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일등공신이었고 올해 WBC 준결승에서도 강호 베네수엘라를 침몰시키고 대표팀을 결승으로 이끈 윤석민은 정작 시즌 초반에는 페이스가 뚝 떨어져 애를 먹었다.
조범현 KIA 감독은 초반 부실했던 마무리 한기주를 대신해 윤석민을 투입했고 2년 만에 소방수로 돌아갔던 윤석민은 5월20일까지 7세이브를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불펜에서 페이스를 되찾은 윤석민은 5월29일 LG와 경기부터 선발로 복귀했고 무패가도를 달리면서 팀을 선두로 끌어올렸다.
두 번의 국제 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오른손 투수로 떠오른 윤석민의 꿈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다.
2005년 KIA에서 데뷔한 뒤 '가을 잔치'는 마무리로 뛰었던 2006년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한 게 전부였기에 올해만큼은 꼭 가을의 사나이가 되고 싶었다.
고군분투했던 예년과 달리 윤석민의 옆에는 릭 구톰슨(13승3패)과 아퀼리노 로페스(12승4패)라는 든든한 외국인 투수가 있고 뒤에는 대포를 펑펑 쏟아내는 타선이 받쳐줘 윤석민의 꿈도 무르익어간다.
2년차이던 2006년 19세이브를 올려 가능성을 인정받은 윤석민은 2007년에는 선발투수로 돌아섰으나 타선의 지원이 전혀 없어 시즌 최다패(7승18패) 투수라는 악몽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최고 성적을 남겼으나 팀이 6위에 그쳐 빛이 바랬다.
일찍 곡절을 겪었지만 이를 자양분 삼아 스스로 대성한 윤석민이 2009년을 최고의 한 해로 장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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