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해태 전성시대’ 다시 잇는다!

입력 2009.08.31 (11:21)

수정 2009.08.3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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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가 팽팽하게 이어져도 절대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1990년대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 때를 보는 것 같아요."
KIA 타이거즈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실제로 KIA는 요즘 싸웠다 하면 거의 이긴다.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에서 23승5패를 올려 승률이 무려 0.821에 달한다. 후반기 승률로만 따지면 프로야구 사상 최고 수치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타이거즈가 부활하자 호남팬들도 구름처럼 야구장으로 몰려든다. 최근 문학, 잠실구장으로 이어진 원정에서는 5번 연속으로 만원관중을 달성했다.
아울러 최근 원정 6연전에서는 가상의 한국시리즈 상대인 SK와 두산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2위 SK와 3위 두산과 차이를 각각 5.5, 8.5경기로 벌렸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무적의 호랑이군단'으로 돌아온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과 돌풍의 원동력을 살펴본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꿈이 아니다
해태가 KIA로 명패를 바꿔 단 것은 2001년 중반. KIA는 타이거즈라는 이름은 물려받았지만, 해태가 일궈놓은 영예를 되살리지는 못했다.
타이거즈는 1997년 우승을 끝으로 한국시리즈에 단 한 차례도 나가지 못했다. KIA는 2005년과 2007년 꼴찌로 주저앉으며 타이거즈의 명예에 흠집만 냈다.
절치부심한 KIA는 올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70승 고지에 오른 상황이라 남은 18경기에서 반타작만 하더라도 무난히 1위를 지킬 수 있다.
타이거즈는 1983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시작으로 9회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9차례 한국시리즈에 나가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KIA는 올해도 다른 팀보다 한국시리즈 우승권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투타 모두 전력이 안정된 반면 SK와 두산 등은 주전 부상과 선발진 불안 등의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8월의 전설로 거듭나
2009년 8월은 타이거즈 역사에 길이 남을 한 달이다. 시즌 초반 5-7위에 머물던 KIA가 3위에 올라서고 나서 8월을 거치며 1위를 굳혔기 때문이다.
KIA는 월 초 11연승을 달리는 등 8월 한 달 동안 20승4패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4월과 6월의 SK, 1990년 9월과 1991년 5월의 해태 등 9차례 19승이 있었지만 어떤 강팀도 월간 20승 고지에 오른 적은 없다.
8월 한 달 동안 팀 평균자책점(3.73)과 타율(0.303)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타격의 경우 시즌 타율은 0.269로 7위에 처졌지만 8월만큼은 '불방망이'로 변신했다.
선수 중에서는 김상현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장종훈(한화 코치) 같은 대타자들이 세운 월간 최다 홈런(15개).타점(38개)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최희섭이 뒤를 받쳤다. 월간 타율 0.391을 쳐 김상현(0.409)에 이어 팀 내 2위를 달린 최희섭은 홈런 8개, 타점 33개로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윤석민이 8개 구단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5승을 따냈고, 릭 구톰슨과 양현종이 각각 4승을 챙겼다.
◇투타 타이틀도 싹쓸이
투수와 타자들이 약진하면서 주요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도 1위를 싹쓸이할 조짐이다
여기에서도 김상현이 핵이다. 홈런과 타점에서 각 31개와 111개를 수확해 각 부문 2위인 이대호(26개. 롯데)와 로베르토 페타지니(96개. LG)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김상현은 또 장타율에서 0.626를 작성해 타격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구톰슨이 13승으로 다승 부문 1위를 질주한다. 29일 두산과 경기에서 2실점으로 완투한 로페즈가 12승으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윤석민은 30일 두산과 경기에서 7이닝 동안 한 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을 2.79로 떨어뜨렸다. 손등 부상 때문에 남은 정규리그에 출장할 수 없는 김광현(2.80, SK)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올랐다.
KIA 선수가 1위를 달리는 주요 타이틀은 모두 5개나 된다.
아울러 KIA 마운드는 윤석민이 9승(1구원승 포함)째를 따내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윤석민이 10승을 올리면 KIA는 구톰슨, 로페즈, 양현종(10승)과 함께 4명의 10승 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한 팀에서 10승 투수 4명을 배출하는 것은 2004년 현대 후 처음이다. 그나마 당시에는 4명 중 한 명인 조용준이 불펜에서 승수를 쌓았다.
◇'구심점' 이종범의 힘
KIA가 후반기에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는 이종범 등 베테랑이 구심점 노릇을 잘하는 것도 원인이다.
지난 시즌 후 은퇴 위기를 극복한 이종범은 올해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고 있다. 30일 두산과 경기에서 0-1로 뒤진 8회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킨 게 좋은 예다.
조범현 KIA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종범의 희생번트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고 이종범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팀 플레이를 중시한다"는 조 감독은 최근 공개적으로 수차례 이종범을 치켜세우며 팀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이종범은 1993년, 1996년, 1997년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김상현, 최희섭 등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주전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도 이종범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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