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억 횡령한 대형 건설사 전 부장 구속

입력 2009.10.07 (22:03)

<앵커 멘트>
무려 1900억원! 회삿돈을 빼돌린 건설사 전 자금부장이 붙잡혔습니다.
외제차에,빌라에 도박까지. 그 많은 돈을 펑펑 썼습니다.
이효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법정관리 중인 대형 건설사에서 자금부장을 맡았던 48살 박 모씨는 5년간 회사 돈 1900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박 씨가 손댄 뭉칫돈은 회사가 채권자에게 되갚아야 할 미확정채무였습니다.

미확정 채무란 누구에게 얼마나 갚아야 할지 소송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은행에 맡겨둔 돈입니다.

이 건설사는 채권자에게 갚을 돈 1500여억 원을 한 시중은행에 맡겼습니다. 박 씨는 위조한 문서에 법인 인감을 찍어 898억 원을 빼냈습니다.

<인터뷰> 광진경찰서장 : "비교적 관리가 허술하고 마음대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위 계좌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입니다."

박씨는 또 다른 은행에 든 하자보수 보증금 477억 원도 빼돌렸습니다.

이 돈 역시 다른 용도로는 인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박 씨는 은행 직원과 짜고 거짓 서류를 만든 뒤 전산에는 입력하지 않는 수법으로 돈을 꺼내갔습니다.

박씨는 여기에다 예금청구서 위조로 523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박 씨는 이렇게 횡령한 돈을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날렸습니다.

특히 사기도박꾼들에게 걸려 이틀 새 52억 원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박○○ 씨(피의자) : "(강원랜드에서) 주말 이틀 동안 20억~30억 원씩 썼습니다."

또 외제 승용차와 고급 빌라를 사고 내연녀와 함께 살 주택까지 구입해 호화 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러다 횡령사실이 드러나 3개월 동안 숨어지내다가 지난 2일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박 씨 잠적 이후 이 건설사 직원들은 휴가비를 모아 현상금 3억 원을 걸고 박 씨를 직접 잡으러 나서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와 공모한 3명을 함께 구속하고 은행직원의 공모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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