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하게 받은 서민 돈 88억…주공 ‘쉬쉬’

입력 2009.10.16 (21:59)

<앵커 멘트>

한국토지공사가 서민들로부터 임대료를 부당하게 더 받아 왔습니다.

돌려주란 판결까지 나왔지만, 왠일인지 꾸물거리기만 합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 임대 아파트에 사는 76살 최시현씨.

임대 기간이 끝나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지만, 생활 형편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더 큰 걱정은 임대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불법거주 배상금' 명목으로 임대료 50%를 더 내야 하는 현실입니다.

<인터뷰>최시현(인천시 만석동) : "다 죽으라는 얘기밖에 안 되는거야, 이건. 서민들 죽으라고 밟는 것 밖에 안되는거야."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8월 입주자들이 배상금을 더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5년 임대 기간이 끝나도 거주자들이 분양계약을 체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배상금을 물리는 건 부당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택공사는 반환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하지 않는 경우는 돈을 돌려주는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택공사 내부문건입니다.

지난 9월 대책회의에서 작성된 이 문건은 배상금 반환을 요구하는 거주자들에게 환불해주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요구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습니다.

<인터뷰>남기봉(토지주택공사 임대공급팀 팀장) : "이사를 나가신 분들도 꽤 많을 것이고 하기 때문에 일일이 주소 파악을 해서 개별 통보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그래서..."

<인터뷰>박기춘(의원/국토 해양위 소속) : "당연히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되는데, 이것을 안 주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국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주택공사가 지난 2001년부터 불법거주 배상금 명목으로 입주자들에게 받은 돈은 모두 88억 원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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