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달러화 가치 하락 불가피

입력 2009.10.20 (22:03)

<앵커 멘트>

달러값이 쭉쭉 떨어지고 있죠.
그렇다면 기축통화 지위까지 흔들리는 건지, 박일중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값은 1165원 90전을 기록했습니다.

어제보다 5원 10전 내린 것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40원 가량 내렸습니다.

<인터뷰> 김두현(외환은행 선임딜러) : "환율 하락세에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라 투자자금이 들어오면서 과도한 낙폭을 보였습니다."

달러값이 내린 것은 우리나라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한 달 사이 한국에서 3.5% 내린 것을 비롯해 유로화를 쓰는 유럽과 일본에서도 일제히 달러값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현석원(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달러화에 대한 신인도의 문제입니다. 그것은 미국 경제의 비중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제 무역에서 달러를 결제 통화로 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동 산유국들과 중국, 프랑스 등이 장기적으로 석유 거래에서 달러가 아닌 대체 통화를 사용하는 데 뜻을 모았다는 소문이 나돈데 이어 베네수엘라 등 남아메리카 9개국은 당장 내년부터 그들 지역내 무역에 자신들의 공동 화폐를 쓰기로 했습니다.

<녹취>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 대통령) : "우리는 수크레를 동맹국간 무역의 새로운 화폐로 쓰는 것을 2010년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세계 기축 통화로 자리 잡은 뒤 국제 무역의 주요 결제 수단이었던 달러화의 지위가 60여 년 만에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장민(금융연구원) : "미국의 신뢰도 하락으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달러화의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제력은 물론 정치력과 군사력이 뒷받침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안순권(한국경제연구원) : "정치력, 군사력을 배경으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는 앞으로 20년간은 유지될 것입니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나라들이 달러로 외환보유액을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가 기축 통화 지위를 상실해 가치가 폭락하는 것은 어느 나라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배민근(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기축통화가 흔들리면 세계 무역 규모 급감으로 다시 경기 침체의 위험이 있는데 이를 감수할 나라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달러 발행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는데다가 정치력과 군사력도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만큼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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