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재보선 이후 정국 향방은?

입력 2009.10.28 (23:39)

<앵커 멘트>

재보선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3곳, 한나라당이 1곳에서 승리했고, 경남 양산에서는 아직까지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치외교팀 박에스더 기자 자리했습니다. 박기자 ?

<질문> 이번 선거 결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네, 재보선이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는 여당이 크게 패하지 않은 결과지만, 내용을 놓고 보면 민주당의 완승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나라당이 이미 승부가 기울었던 강릉에서만 승리했고, 텃밭인 양산에서 예상과 달리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고, 접전을 벌였던 수도권의 2개 지역구와 충북에서는 모두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재보선에서 야당이 강하다는 전례가 다시 한번 확인됐는데요, 민주당이 정권에 대한 심판론, 견제론을 강하게 펼치지 않았습니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안정적인 상승세였고, 여권에 대한 지지도도 회복세였지만, 아직 민심의 바닥에까지 접근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질문> 지역별로 보면 수원 장안과 경남 양산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죠.

<답변>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은 인지도가 높은 박찬숙 후보를 내세우고 여당으로서 각종 공약을 제시했지만 결국 정권 견제 심리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특히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혼신의 힘을 다한 지원도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힘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수원 장안보다 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곳이 경남 양산입니다.

이곳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인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무현의 계승을 내세운 친노후보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대단한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직 여당 대표인 박희태 대표는 살얼음 승부로 스타일을 구기고 있는데요, 남해에서 양산으로 지역구 이동과 국회의장을 목표로 한다는 것, 공천 탈락한 김양수 후보의 무소속 출전 등이 악재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투표율이 영향을 미쳤을까요?

<답변> 그렇게 보입니다.

39%는 34%대인 역대 재보선 투표율에 비춰 낮은 투표율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지난 4월 재보선의 투표율이 40.9%였지만, 경주가 50%이상을 기록해서 평균이 이렇게 나온 것이고 최대 접전지였던 인천 부평의 투표율이 25.8%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수원 장안의 35.8%가 결코 낮은 투표율이 아니고 양산의 43.9%는 거의 이례적인 투표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투표율이 민주당의 선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질문> 이같은 선거 결과가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답변> 네, 사실 민주당의 내부 목표가 2승이었습니다.

접전지역 3곳 중 2곳이었는데 모두 승리한 만큼 현 정세균 대표 체제가 더욱 힘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현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죠.

민주당은 앞으로 효성그룹 비자금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정운찬 국무총리의 해임건의안 제출 등을 밀어붙이고, 4대강 사업과 내년도 예산안을 연계하면서 연말 정국에서 여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충북 지역에서의 승리로 여권의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반격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고요, 양산에서 친노 후보의 선전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경남 지역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효과까지 거두게 했습니다.

또 공천을 거부한 뒤 수원 장안 선거에 투신해, 초반 열세를 역전시키는게 공헌한 손학규 전 대표도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했습니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정몽준 대표 체제는 흔들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양산을 이겨 한나라당이 2승을 거둔다면 크게 패한 것은 아니라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지만, 정몽준 대표 개인적으로는 승계형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힘있는 집권여당 대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한 셈입니다.

내년 2월에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로 지방선거 치르자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고요, 또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세 상승 속에서 가졌던 민심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보다 냉철한 반성과 혁신에 대한 내부적 요구로 이어지면서, 세종시 수정론이나 4대강 사업 등의 속도 조절론으로 표면화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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