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잘해도 못해도 연패 내 탓”

입력 2009.11.09 (15:55)

수정 2009.11.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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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센터’ 서장훈(35)이 딜레마에 빠졌다.
1988-1999시즌 프로농구에 데뷔한 서장훈은 첫해를 제외하고는 지난 시즌까지 10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던 '플레이오프 보증 수표'다.
2003-2004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던 인천 전자랜드가 지난 시즌 도중 서장훈을 영입해 5년 만에 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서장훈은 요즘 괴롭다. 팀이 9연패에 빠지며 1승10패로 최하위에 처졌기 때문이다. 서장훈은 "프로에서 5연패 이상 한 기억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팀이 연패를 당하는 이유가 서장훈 탓'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마음고생이 심하다. 서장훈은 "스트레스 때문에 입원한 박종천 감독님을 8일 경기가 끝나고 병문안을 갔는데 이러다간 나도 쓰러질 판"이라고 답답해했다.
서장훈은 "팀이 연패를 당하고 있는 것은 내 탓이 가장 크다. 연패를 당하는 팀의 문제가 그 팀의 간판 선수에게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라고 먼저 인정했다.
"지금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변명으로 들릴 것이기 때문에 먼저 팀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서장훈은 "그러나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근거 없는 비난에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들어 서장훈을 향한 비판 가운데 하나는 '개인 성적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팀은 최하위인데 20.4점(3위), 리바운드 7.4개(10위) 등으로 개인 성적은 상위권이라는 지적이다.
서장훈은 "만일 개인 성적이 나빴으면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러면 서장훈이 농구를 못해서 팀 성적도 하위권이라고 지적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하나는 '경기 도중에 너무 인상을 찌푸려 팀워크를 해친다'는 것이다. 서장훈은 거기에 대해 "안 그래도 나도 그런 얘기를 듣고 있어서 동료나 심판들에게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경기를 해봤다. 그랬더니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을 들었다"면서 "결국 팀 내에서 고참인 내가 선수들 독려도 하고 화이팅도 먼저 외치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와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일승 MBC-ESPN 해설위원은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젊고 빨라진 전체적인 경향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서장훈도 그런 경향에 적응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팀도 함께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의 전자랜드가 언제쯤 연패 사슬을 끊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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