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실수’가 베를린 장벽 붕괴 불러

입력 2009.11.09 (22:00)

<앵커 멘트>

세계사를 바꾼 베를린 장벽 붕괴, 사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인데요, 이 사건이 말실수에서 비롯됐다는 정황이 공개됐습니다.

모스크바 김명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베를린 장벽 붕괴 20년 만에 러시아 NTB 방송이 숨겨졌던 진실의 순간을 공개했습니다.

20년전 11월 9일 샤봅스키 당시 동독 정치국 대변인의 기자회견입니다.

앞으로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외국'에 갈 수 있다"고만 발표해야 하는데 그만 큰 실수를 하고 맙니다.

<녹취>샤봅스키(동독 정치국 대변인) : "어떤 조건도 없이 해외 여행은 허가됩니다."

기자회견장이 갑자기 술렁이면서 언제부터 자유 왕래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샤봅스키는 당시 크렌츠 서기장이 준 메모지에서 날짜를 찾지 못하자, 엉겹결에 당장 지금부터라고 답했습니다.

<녹취> 샤봅스키(동독 정치국 대변인) : " 제가 아는한 지금부터 효력이 있습니다."

생중계됐던 이 발언으로 수만 명의 동독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달려갔습니다.

베를린 장벽 개방 결정권을 쥔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서기장도 이런 사태를 다음날 새벽에야 알게 됐습니다.

장벽을 지키던 동독 군인들은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지만 서베를린을 자유롭게 갈 수 있다고 믿은 동독 주민들의 기세에 눌려 28년 만에 장벽 문을 개방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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