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일본행 포부 ‘이승엽 선배처럼’

입력 2009.11.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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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 선배는 항상 배우고 싶은 존경하는 대상입니다."
이승엽에 이어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두 번째로 한국인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게 된 김태균(27)은 이승엽을 배우고 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13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롯데 마린스의 세토야마 류조 사장과 동석한 김태균은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해 준 롯데 구단에 감사하면서도 한화가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로 추락한 올해 중심 타자로서 팀을 떠나게 돼 관계자와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세토야마 사장은 "한국의 보물과 같은 존재와 계약하게 돼 영광이다. 김태균이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둬 모든 팬이 기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오직 김태균만 관심이 있었다"며 한국 선수를 더 데려갈 뜻은 없다고 못박았다.
다음은 세토야마 사장(이하 세)과 김태균(이하 김)의 일문일답.

--김태균을 영입하게 된 배경은.

▲(세) 주전 1루수로 후쿠우라 가즈야가 있지만 허리 통증으로 최근 몇 년간 들쭉날쭉했다. 4번 타자로서 1년 동안 전 경기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김태균과 계약했다.
롯데 마린스는 내년부터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파워와 기술을 갖췄고 수비도 부드러운 김태균이 4번 타자로 맹활약했으면 한다.

--일본에 진출한 선배들이 첫해 고생한 모습을 보고 느낀 게 있다면.

▲(김) 느낀 게 많았다. 한국 야구보다는 일본이 수준이 높다고 알고 있었다. 급하게 일본 진출을 결정한 헌 아니고 3년 전부터 준비해왔기에 적응만 잘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롯데에서 대우를 잘 해줬고 존경하는 승엽이형이 뛰었던 팀이라 일본에서 잘 해보고 싶은 생각에 결정을 내렸다.

--이승엽이 최근 고전 중인데.

▲(김) 이승엽 선배는 최근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지난 몇 년간 승엽이형이 홈런 치는 모습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해왔다. 한국에서 승엽이형이 남긴 기록을 생각해도 대단한 기록이라 생각했고 형처럼 홈런을 많이 쳐보려 여러 차례 도전했는데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승엽이형은 항상 맘 속으로 존경하고 배우고 싶은 형이다.

--내년 목표가 있다면.

▲(김)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출전하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 일단 팀 동료와 잘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

--스타일이 일본에 잘 맞지 않을 거라는 평가가 있는데.

▲외국, 특히 일본에 가고 싶은 생각은 어려서부터 가져왔다. 프로에 와서도 국내에서 최고가 된 뒤 일본에 진출하고픈 목표가 있었는데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일정은.

▲내일 일본에 가 머물 집 등을 알아본 뒤 16일 오후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20일께 한국에 돌아온다.

--원 소속구단인 한화와 계약이 끝난 뒤 굉장히 빨리 영입 협상을 마쳤다.

▲(세) 우리도 많아 놀랐다. 결단을 빨리 내려준 김태균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아마도 김태균이 일본으로 갈 마음을 이미 정했고 그중에서 한국과 인연이 깊은 롯데 마린스를 택한 것 같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태균을 데려오는 데 있어 구단주(신동빈 롯데 부회장)과 니시무라 노리후미 새 감독 등이 일치된 결과를 내렸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내야수 이구치 다다히토도 김태균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김) 오릭스, 라쿠텐, 롯데 마린스 등 세 팀이 내게 관심을 보였고 막판 라쿠텐과 롯데 두 팀이 남았다. 라쿠텐과 롯데가 내건 총액은 비슷했는데 라쿠텐은 보장된 금액보다 옵션이 많았다.

--오전 계약서에 사인할 때 어떤 심정이었나.

▲(김) 괜히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9년간 한화에서 열심히 뛰었고 이제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 한화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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