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가계 소득이 줄면, 어떤 지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시나요.
통계청 자료를 따져봤더니, 의외로 부모님이나 자녀의 용돈 송금부터 줄이는 경향이 올해 뚜렷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기삼 씨는 올해 초부터 부모님에게 부치는 용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월급이 동결되면서,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기삼(직장인) : "자식된 도리로 부모님한테 드리는 용돈 줄이는 게 좀 가슴은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가계가 팍팍해지면서 이런 부담이 커진 건 이씨만이 아닙니다.
지난 3분기 소득 통계를 보면, 가구 사이에 오간 돈은 평균 16만 8천 원. 지난해보다 20%나 줄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조사비는 9천 원 는 반면, 부모나 자녀에 대한 송금은 5만 원이나 줄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출들도 함께 줄였을까.
우선, 물건과 서비스 구입에 쓴 소비 지출은 같은 기간 3%가 늘었습니다.
연금과 이자, 기부금·헌금 등 비소비성 지출의 주요 항목도 한두 자리 수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지출이 준 건 세금과 '용돈 송금' 항목뿐입니다. 결국,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면서 다른 것보다 가족에게 부치는 생활비, 교육비부터 줄였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안순권(한국경제연구원 박사) : "4분기 연속 실질 소득이 감소할 정도로 가계가 어려워지자 우리 가족이 쓸 건 먼저 쓰고, 가까운 친지나 친구 돕는 건 무관심..."
용돈 송금에 해당하는 지출 항목은 2003년 이후 계속 늘다, 올해 들어서만 3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