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대학가 총학 선거 잡음·갈등…재투표까지

입력 2009.11.30 (22:01)

수정 2009.11.30 (22:19)

<앵커 멘트>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얼룩지고 있습니다.



투표함이 갑자기 사라지는가하면, 불법감청.성추행이 판칩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된 건지, 이진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개표 직전 투표함 1개가 사라졌습니다.



투표함은 하루 만에 돌아왔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누가 투표함을 가져가 무엇을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문과대는 639명이 투표했지만 투표용지는 21장이 더 많았습니다.



<인터뷰> 개표 참관인 : "투표용지를 여기서 받고 다른 단과대에서 더 받았다."



개표 결과, 두 후보 간 차이는 128표에 불과하지만 무효표는 500장이 넘었습니다.



결국, 모레부터 재투표에 들어갑니다.



서울대도 내일부터 다시 투표합니다.



총학생회가 부활한 지난 84년 이후 25년만의 일입니다.



투표함이 사전에 개봉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선관위원들이 사전에 투표함을 개봉한 의혹을 제기하고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선관위 사무실을 이틀동안 몰래 도청한 것입니다.



<인터뷰>서울대 대학생 : "순수해야 할 학생들이 감청, 개봉 등 부정선거 모습이 씁쓸하다."



다른 대학에서도 총학 선거의 잡음이 들립니다.



용인대는 선거함이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성균관대는 후보자 성추행 파문, 이화여대는 후보자 자격 논란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대학들은 재투표를 할 예정이지만 투표율은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학생 : "이권 때문에 서로 비방하는 데 그치고 있고 더 잘하겠다는 생각은 뒷전..."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이렇게 난장판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 이권 다툼때문입니다.



졸업앨범 업체 선정이나 매점 운영권 등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사회학과 교수 : "현재는 이해관계 집단, 이기주의 등이 얽혀져 공동의 목적보다 우선시 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 정치판의 이전투구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학생회를 더 외면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 때 민주화를 이끌었던 대학 총학생회!



왜 이렇게 됐는 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