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축구, 피는 승패보다 진했다!

입력 2009.12.12 (19:29)

12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회 동아시안게임 남북한 축구 3-4위전에서 양팀 선수들은 결과를 떠나서 훈훈한 형제애를 과시했다.

남북한 선수들은 경기 도중 몸싸움으로 상대팀 선수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다가가서 일으켜 세워주거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전반 22분 이용승(부산교통공사)이 북한 선수와 공중 볼을 다투다가 밀려 쓰러지자 몸싸움을 벌인 북한 박용철은 근심스런 표정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다.

포워드 고민기(강릉시청)는 "공격수라 상대 수비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처음 대하는 북한 선수라 낯설 것으로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친구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라 어쩔 수 없이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지만 경기가 끝나고서 서로 격려해주는 것은 감동적이었다"며 처음으로 북한전에 뛴 소감을 밝혔다.

북한 대표팀 조동섭 감독은 "축구는 경쟁이지만 선수들이 상대방을 배려해 일으켜 주는 것을 보고 한민족으로 이어지는 감정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승부차기 끝에 남한이 북한에 4-2로 이긴 뒤에도 남북한 선수들은 깍듯이 예절을 지켰다.

남한 선수들은 먼저 북한 벤치를 찾아가 조동섭 감독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고 조 감독은 수고했다며 손뼉을 쳐 주었다.

이어 북한 선수들도 박상인 남한 감독이 있는 벤치에 와서 인사하며 답례했다.

조 감독은 경기 뒤 '남한에 져서 실망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경기에서는 아쉽게 졌지만 진 것에 실망하지 않고 경험 삼아 열심히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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