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첫 ‘5,000 리시브-디그 신화’

입력 2009.12.30 (21:28)

수정 2009.12.3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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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동료 선수들이 도와준 덕분이죠"



삼성화재 ’월드 리베로’ 여오현(31)이 최초로 통산 리시브.디그 5천 개를 달성하면서 한국 프로배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여오현은 3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EPCO45와 원정경기에서 2세트 초반 김상기의 서브를 받아내면서 5천개째 수비를 성공시켰다.



기록 달성을 지켜보기 위해 팬들은 미리 체육관 한켠에 대형 현수막을 펼쳐들고 응원을 펼쳤지만 정작 여오현은 "기록 자체를 몰랐는데, 체육관에 와서 현수막을 보고야 알았다"면서 "기쁘다. 앞으로도 더 많이 하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하며 겸연쩍게 웃었다.



여오현의 이날 기록은 프로 원년인 2005년 리시브 472개, 디그 261개를 성공시킨 이래 매년 1천 개 이상의 리시브.디그를 쌓아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주목받지 못하는 위치에서 묵묵히 코트를 뒹굴며 팀에 헌신하는 동안 여오현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리베로로 우뚝 섰다.



그러나 여오현은 성과를 동료들의 공으로 먼저 돌렸다.



’수비 노하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국내 공격수들의 포지션별 특성을 알고 있기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답한 여오현은 이내 "팀의 블로킹과 수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동료 선수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다. (석)진욱이형이 옆에 있기 때문에 나도 리시브를 잘할 수 있고, 그 덕에 기록도 세운 것"이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늘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온 선수답게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팀 동료들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다.



여오현은 "경기를 하고 있으면 선수들의 숨소리 등에서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 다들 아픈데도 많고 지쳐서 힘든 상황"이라고 팀 사정을 전하면서 "하지만 다들 선수로서 좀 더 해보고 싶은 욕심에 계속 경기를 한다.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다. 정말 멋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지쳐 있는 상황에서 1월1일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일전을 벌여야 한다.



여오현은 "정말 우승후보는 현대 아니겠는가"라면서도 "우리는 선수들끼리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선수들 사이의 믿음이 정말 두텁다"며 다음 경기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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