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인 데스티니, GS칼텍스 ‘구세주’

입력 2010.01.14 (19:29)

수정 2010.01.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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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에 에너지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부진의 늪을 헤메던 GS칼텍스의 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GS칼텍스는 14일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계속된 프로배구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맞수 흥국생명을 3-0으로 완파하고 올 시즌 첫 연승을 올렸다.

스코어도 좋았지만 선수들의 자세는 더 좋아졌다. 8연패에 빠졌던 얼마 전까지 쉽게 조직력이 무너지며 자신감을 잃는 모습과는 딴판으로 GS칼텍스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선수들의 변화된 모습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부진했던 이브 대신 새로 영입한 미국 출신 용병 데스티니 후커(22).

농구선수 출신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195㎝의 큰 키에 높이뛰기 선수로도 뛸 만큼 높은 점프까지 보유하고 있는 데스티니는 상대 블로커들 위에서 스파이크를 내리꽂으며 두 경기만에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14일 경기에서는 2,3세트 들어 상황에 따라 짧은 밀어넣기 공격을 시도하는 등 어린 선수답지 않은 재치까지 보여줬다.

"계속 긴 공격만 하기보다는 짧은 공격도 시도해 혼란을 주기 위해 연타를 많이 섞었다. 경기 흐름상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해결사가 생기자 나혜원, 김민지 등 다른 공격수들도 부담을 덜면서 전체적으로 팀 공격력이 좋아졌고, 곧바로 연승으로 이어졌다.

공격력도 좋지만, 더욱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힘을 불어넣어주는 밝은 성격이다.

14일 경기에서도 데스티니는 공격을 성공시킬 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앞장서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경기 내내 활기차게 코트를 누비고 다녔다.

데스티니는 "내가 기쁜 것을 표현하고,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려 한다"고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

경기 전에는 조용히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데 집중하지만, 경기에 나서면 사명감에 일부러 더욱 큰 액션을 취한다는 것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이 당황스럽게 생각할 정도로 활달하다. 그런 성격 덕택에 침체돼 있던 선수들도 다시 기운을 얻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아직 한국에 온 지 1주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데스티니는 더 좋은 활약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희 GS칼텍스 감독은 "미국에서 2주 정도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체력 훈련을 많이 시키는 중이다. 21일 KT&G와 경기쯤이면 90%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아직은 선수를 지켜보고 있는 단계로, 컨디션을 충분히 끌어올리고 선수를 확실히 파악한 뒤 파워를 보완하고 팀 조직력에 적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데스티니 역시 "현재 파워는 컨디션이 좋을 때의 70%정도라 본다. 계속 훈련을 하며 팀과도 조금씩 더 맞춰나가고 있다"며 "GS칼텍스는 이길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국에 왔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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