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美육군, 유사시 한반도 투입 지연”

입력 2010.02.04 (08:42)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3일 북한의 군사도발 등 한반도 유사시 미 육군의 남한 내 투입이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남한)에 신속하게는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한미연합사의 전면전 대비계획인 `작계 5027'에 맞춰 육군을 투입하는 것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우리가 거기(남한)에 가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상군 투입의 지연에 따른 초기 공백은 "해군과 공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의 이런 언급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하고, 아프간에 대한 병력투입을 마친 후 언제쯤 미 육군이 이라크 배치 이전상태로 돌아가 다른 전쟁계획을 위한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게 되느냐"는 조 세스텍(민주. 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 함께 참석한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이라크에서 육군병력이 모두 철수하는 2011년 말은 육군의 장비 및 실전훈련과 관련된 리셋(재설정)이 시작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2개의 전쟁을 장기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세계 다른 지역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 지상군이 작전계획대로 해당지역에 제때 투입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07년 피터 페이스 당시 합참의장은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을 비롯해 (이란, 중국) 3개 주요 비상사태를 해군, 공군, 예비전력을 이용해 다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전쟁에 개입해 있는 상태에서 군자원을 재동원,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시간표에 맞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같은 해 리처드 코디 당시 육군 참모차장도 하원군사위에 출석해 "다른 지역에 배치될 전력의 전투준비태세가 계속 약화되고 있다"면서 "다른 곳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에 투입될 미군 예비전력의 준비태세가 취약한 수준"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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