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KSSN’ 사냥…클릭 몇 번에 개인정보 샌다

입력 2010.02.17 (20:43)

수정 2010.02.17 (21:08)

<앵커 멘트>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 실태, 한두 번 전해드린 뉴스가 아닌데요,



최근엔 외국인들에게 직접 한국인들의 개인정보를 검색하거나, 심지어 불법 도용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동영상이 등장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10억 차례 이상 조회가 이뤄지는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입니다.



최근 ’KSSN’, 즉 ’한국인 주민등록번호 찾는 법’이라는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방법을 따라 인터넷 검색을 해 봤습니다.



한 종합병원에 구직자들이 낸 이력서가 줄줄이 나타납니다.



주민번호와 연락처, 이메일, 주소, 가족관계는 물론 학교 성적과 자기소개서까지 그대로 노출됩니다.



어림잡아도 천 여명.



직접 만난 피해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개인정보 노출 피해자 (음성변조) : "맨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안 났었어요. 만약에 우리나라 안에서만 돌아도 큰 문제인데 중국이나, 요새 여권 위조하는 사람들에게 넘어가면 더 큰일이 생기지 않을까."



해당 병원 측은 이런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 (음성변조) : "이게 관리자쪽 모듈인 것 같은데 이게 밖으로 보여지면 안되는데. 전혀 모르고 있을 걸요. 인사팀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검색했더니 이번엔 방송 전문 학원의 수강생 정보가 발견됩니다.



한 해외 게임 사이트에선 강원도 모 지역 주민들의 개인정보가 3년이 넘게 통째로 방치돼 있습니다.



<녹취> 강원도 ○○군 ○○읍 관계자(음성변조) : "주소를 보니까 저희가 알고 있는 사람도 들어가 있네요. 누가 해킹을 했나? 저희가 일부러 이런 사이트에 올릴리는 전혀 없고요."



문제의 동영상은 이미 3만 명 이상이 조회했고, 댓글을 통한 정보 공유도 활발합니다.



단순히 개인정보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차원을 넘어 이를 찾는 방법, 그것도 외국인들에게 직접 알려준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또 다른 동영상은 이러한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법까지 알려줍니다.



<녹취> 유튜브 동영상 : "이것이 이름이고요. 첫번째 주민등록번호를 여기에 붙이고, 두번째 번호를 이 곳에 붙인 다음 여기를 클릭합니다."



명의도용이나 전화사기 같은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이런 동영상이 나돌 수 있었던 건 유투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유해 정보라 하더라도 피해자 신고가 있을 때만 삭제하는 방침을 고수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정김경숙(구글코리아 상무) : "1분당 20시간 이상 동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는 누구나 클릭 하나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국내 사용자들도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신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글 측은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동영상들이 내부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뒤늦게 삭제 조치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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