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입가 내려도 소비자가 올라

입력 2010.02.18 (22:15)

<앵커 멘트>

기업들의 가격 계산법은 뭔가 다른 모양입니다.

원료 수입가가 떨어져도 왠일인지 소비자 가격은 꿈쩍도 않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따져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수입 밀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1년 전보다 30% 정도 빠진 겁니다.

그런데 밀가루는 10% 가량 싸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를 때는 달랐습니다.

수입 밀이 60% 가까이 폭등했던 재작년, 밀가루 가격은 비슷한 폭으로 인상됐습니다.

<인터뷰>박진아(서울 길음동) : "오를 때는 좀 빠르고 가격이 내린다고 할 때는 시간이 걸려서..."

주요 밀가루 식품들도 '찔끔' 인하에 그쳤습니다.

<인터뷰>이향단(서울 용두동) : "과자 같은 경우엔 내렸다고 느껴지를 못했어요."

기름 값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지난해 원유는 20% 넘게 싸진 데다 환율까지 크게 내렸지만, 휘발유, 경유의 인하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커피값은 아예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원료의 수입 단가는 13% 넘게 내렸는데, 소비자 가격은 8% 가까이 올랐습니다.

모두 원료의 가격 비중이 절대적인 제품들인데도 정작 소비자 가격은 원료와 따로 논 겁니다.

해당 기업들은 원료값 말고도 다른 요인들이 많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항목의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속시원히 밝혀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김자혜('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 "막상 내려야 할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구체적인 정보 제공 없이 버틴다는 데 불만이 있습니다."

유통 구조도 문제입니다.

원료가 싸지자 출고가를 낮춘 경우도 있었지만, 복잡한 유통 구조 탓에 최종 소비자가는 인하효과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안순권(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수입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유통 회사의 물류 혁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의 인하로 이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체 수입 물가는 4.1%나 내렸지만, 전체 소비자 물가는 2.8% 올랐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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