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강진, 치안 불안 공포 여전

입력 2010.03.07 (07:42)

<앵커 멘트>

규모 8.8의 강진에다 지진해일 피해까지 겹친 칠레는 아직도 여진에 대한 공포와 치안 불안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군부대까지 투입된 피해지역이 평온을 되찾는 데는 시간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구호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제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새벽에 칠레를 강타한 지진은 아비규환 그 자쳅니다.

새벽 잠에 빠져 있던 시민들은 옷도 제대로 못 챙기고 빠져나옵니다.

<녹취> 시민: "우리는 10층에서 내려왔지만 한 여자는 9층에서 그만 떨어졌어요"

<녹취> 시민: "그런 무서운 지진은 처음 봤어요. 모든 게 무너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이번에 칠레를 강타한 지진은 규모 8.8의 강진이었습니다.

더구나 100여 차례 여진이 이어지고 아이티 참사 때에 근접하는 규모 6.9의 여진이 찾아와 이례적일 만큼 강한 지진으로 기록됐습니다.

강진은 거대한 지진 해일까지 몰고와 해안가를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지진해일이 해안변 안쪽 200미터 가까이 밀고 들어와 버스를 덮쳤고 은퇴자 40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70대 정도 된 분이었는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피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저 기도만 하고 있더라고요."

태평양 연안 콘스티투시온 시에서만 지진해일로 300명 이상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탈자로 변한 시민들은 창고에 몰려들어 닥치는 대로 물건을 빼내갑니다.

<녹취> 콘셉시온 주민: "난 아기가 있는데 먹을 게 전혀 없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어요."

물건을 약탈하는 데 상점용 손수레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녹취> 상점 주인: "난 이제 망했어요. 망했어..."

칠레 정부는 급히 만 4천 명 규모의 군대를 지진 피해 지역에 보냈지만 치안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바첼레트: "약탈행위는 좌시하지 않겠다"

어둠이 깔린 거리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주민 스스로 구성한 자경단들이 상점을 지키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띕니다.

대낮에도 거리엔 인적이 드뭅니다.

중무장한 군대까지 파견됐지만 일부 상점들이 방화 피해를 입는가 하면 군과 약탈자들 사이의 충돌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녹취> 피녜라(대통령 당선자): "자연의 시련 이겨낼 것..."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처럼 칠레를 돕자는 국제사회의 구호 움직임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폐쇄됐던 칠레 산티아고 공항 업무가 일부 재개돼 지난 3일 외국에서 보낸 첫 구호물자가 도착했습니다.

칠레와 국경분쟁 중인 이웃나라 페루도 대통령이 구호물자를 실은 수송기를 직접 인솔해 방문했고, 한국과 호주 정부는 수백만 달러 지원을 약속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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