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성 단장 “기량·과학 어우러져야”

입력 2010.03.22 (10:45)

 2010 밴쿠버 동계 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을 이끈 김우성(67) 선수단장은 22일(한국시간) 대회가 폐회하자 아쉬운 목소리를 더 많이 냈다.



휠체어컬링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동계 스포츠 사상 첫 단체전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지만 기대했던 알파인, 노르딕 스키는 노메달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우성 단장은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수석부회장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큰 듯했다.



그는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설상 종목을 봤을 때 기량이 아무리 좋아도 과학과 접목되지 않는다면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좌식스키와 아이스슬레지하키를 출전선수들에게 맞춰 실시간으로 조정하려고 기술자들을 선수단에 동행시켰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단체 종목들과 관련해서는 "일단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국이 올림픽 무대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우성 단장과 일문문답.



--전체적으로 대회 돌아본다면.

▲역시 우리의 동계 패럴림픽 역사가 짧았기 때문에 설상 종목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다음 패럴림픽을 위한 준비과정이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알게 해준 소중한 대회였다. 귀국하면 설상 종목에 대한 평가회를 열어서 개선점을 조목조목 찾을 것이다.



--무엇을 평가하는 것인가.

▲코치진의 지도력이 어땠는지, 선수의 훈련은 적합했는지, 선수 개개인은 어떤지 등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훈련을 다시 시킬 것이다. 여기서 선진국들을 통해 기술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그것을 바탕으로 훈련을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선진국의 기술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알파인 스키 간판선수) 한상민은 경력이 10년이 됐고 세계 최고가 될 나이가 됐는데 뭔가 부족했다. 장비가 덜 맞춰졌다고 본다. 일본은 좌식스키 기술자만 2명이 왔고 썰매 기술자도 제조사에서 3명이 따라왔다. 선수의 운동능력과 컨디션, 체격에 장비를 맞춰주면서 선수의 기량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량은 좋은데 장비가 못 따라간다. 과학이 접목돼야 한다.



--지도법을 선진화한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현대의 스포츠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과학적 근거와 투자에 비례한다. 우리 코치와 감독이 외국의 기술을 접목해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할지 세미나와 콘퍼런스 통해서 익혀야 한다. 우리 장애인 동계체육이 이제 첫 단계이기 때문에 이런 것도 빨리 알았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휠체어컬링의 성과가 대단했다.

▲컬링선수들은 값진 은메달을 땄지만 갈 데가 따로 없다. 실업팀이 구성돼 스포츠에 열중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경기장을 찾아 전전하며 훈련한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실력을 유지하려면 물론 전용 아이스링크도 만들어져야 한다.



--썰매하키도 선전했는데.

▲미국에 지면서도 자신감을 얻었고 복병 일본에 잡혔지만 체코와 경기에서 골을 많이 넣어서 좋았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팀은 구성됐으면 제대로 된 경기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현재 실업팀이 강원도청 하나뿐이다. 자기들끼리 옷 바꿔 입고 경기하는 것이 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여러 팀과 경쟁하도록 실업팀이 더 생기기를 바란다.



--패럴림픽이 생활체육에 미칠 영향은.

▲스포츠는 저변이 확대돼야 발전한다. 생활체육을 하다가 엘리트 경기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고 올림픽에 나오는 것이 가장 건전하고 바람직하다. 컬링은 인프라가 된다면 생활체육으로 매우 많이 갈 것 같다.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는 링크가 마련돼야 한다. 외국 전지훈련을 하는 돈을 아끼고 모아서 링크를 만들고 동호인들이 수익사업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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