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전파’ 장애인체육 활성화 과제

입력 2010.03.22 (10:47)

2010 밴쿠버 동계 장애인올림픽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보인 투혼을 저변에 전파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패럴림픽의 목적은 종목별로 세계 최고를 가리는 데도 있지만 재활의 완벽한 성공사례를 널리 알려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돕는다는 실리적 목적도 간과할 수 없다.



장애인체육은 차별과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인권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며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올림픽이라는 것은 일반적 견해다.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다 함께 하는 체육’"이라며 "장애인 체육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장애인의 사회 참여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 5개 전 종목에서 메달권에 진입한 선수들과 기량에서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은메달 획득으로 세계적 강호로 입지를 다졌고 알파인 스키의 한상민(31.하이원)과 노르딕의 임학수(21.하이원)도 다음을 기약하기에 충분했다.



단체전 첫 메달 쾌거, 은메달 확보 뒤 눈물, 썰매하키 한일전의 주먹다짐, 안학수의 오기, 한상민의 불운 등은 비장애인 스포츠와 한치도 다름없는 투혼의 에너지를 체감시켰다.



국내에서 장애나 장애인 체육에 대한 시각은 한국전쟁 이후의 재활의학적 관점을 벗어나 2000년대 들어서는 헌법적 권리인 행복추구권을 고찰하는 관점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패럴림픽 경기는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비장애인 종목을 변형해 만든 종목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잔치’라는 인식이 많다. `그게 스포츠냐’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편견이다.



대중이 실제로 패럴림픽 경기를 보면서 역동성을 체감하면 편견을 지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그런 여건은 이번 대회에도 총족되지 않았다는 게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기껏 선전해 참여 분위기를 고취하더라도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최소한 동계 패럴림픽 종목에는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휠체어컬링장은 전국에 5군데이고 전용 경기장은 경북 의성과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태릉선수촌 등 두 군데뿐이다.



썰매하키나 좌식스키도 기본적으로 맞춤형 장비라서 국내에서 제작되지 않는 수입품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취미로 접근하기는 금전적으로 어렵다.



결국 국내 장애인 스포츠는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애초에 따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패럴림픽의 감동이 생활체육으로 바로 흡수되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결론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2008년 말 현재 6.3%(14만여명)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등록된 장애인구는 220여만명으로 의학 발전에 따라 선전적 장애인은 소수에 불과하고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에 따른 후천적 장애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후천적 장애인은 갑자기 변해버린 환경에 따라 상처를 받은 마음 때문에 대외 활동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패럴림픽에서 선수들이 성취하면서 보여주는 감동을 장애인들의 생활체육 활성화로 연결해 이들이 궁극적으로 집 밖에서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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