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재활용 시설 ‘돈들여 헛수고’

입력 2010.03.23 (07:22)

<앵커 멘트>

버려지는 빗물을 모아 자원화하자는 취지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 빗물 재활용 시설 설치가 의무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시설들이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자체의 지원마저 끊겨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종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빗물을 받아 재활용하는 경북 경산의 한 체육 시설입니다.

지난해 사용한 빗물은 9천톤으로 연간 사용 가능한 최대량 10만 톤의 10%에도 못미칩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6백만원, 설치비 1억 원을 회수하려면 16년을 사용해야 본전입니다.

<인터뷰> 신동섭(체육공원 기계설비 담당) : “빗물을 화장실 물 등으로 더 활용할 수 있지만 배관이나 여관시설 더 갖춰야 돼 부담”

1억 9천만원을 들인 이 아파트의 시설 역시 여름철 화단에 물 주는 용도로 쓰일 뿐 모아둔 빗물 대부분을 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계선(죽곡청아람 관리소장) : “물이 미끌거려 청소용으로 쓰려해도 물이 부적합한 실정”

현행 법에는 지붕면적 2천 4백 제곱미터 이상인 체육시설에는 빗물활용시설을 설치하도록 돼있고, 자치단체는 설치비 지원이나 수도요금 감면 등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모에 맞는 시설은 자치단체별로 한 두 군데에 불과한데다 받은 물을 사용할 곳도 없어 빗물은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 부족에 대비해 빗물을 재활용하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시설이 돈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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