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5도루’, 발야구로 목동 점령

입력 2010.04.09 (22:31)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은 지난 1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의 노무라 가쓰야 명예감독과 대담에서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스피드를 꼽았다.



김 감독은 "한국 야구가 스피드에서는 일본보다 월등하다. WBC와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도 한국이 더 빨랐기 때문이었다"며 스피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일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 SK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는 김성근 감독이 지향하는 야구를 그대로 보여줬다.



2회초 0-0의 균형을 깨고 승부를 가른 것은 연속 도루였다.



SK는 2회 2사 후 7번 타자 나주환이 넥센 선발투수 번사이드로부터 이날 팀의 첫 안타를 뽑아냈다.



지난해 21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발 빠른 나주환은 왼손 투수인 번사이드 앞에서 가볍게 2루를 훔쳤다.



다음 타자 김강민이 번사이드에게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자 나주환은 잽싸게 홈으로 들어왔다.



나주환은 경기 후 "팀 타격이 안 좋아 뛰는 것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2사 후에는 뛰어야 점수가 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강민도 가만있지 않았다.



번사이드가 타자 조동화에게 볼을 던질 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조동화의 좌중간 안타가 터지자 홈을 밟았다.



김강민은 4타수 3안타를 때리며 2득점, 1타점을 올렸고 나주환도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SK는 이날 6번 도루를 시도해 5개나 성공했지만 넥센은 도루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나주환은 앞서 전날 KIA와 경기에서도 2-2로 맞선 6회 말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에 성공했고 후속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승부를 갈랐다.



SK 특유의 발 빠른 야구로 이틀 연속 승리를 챙긴 것이다.



김강민은 "스프링 캠프 때 전준호 주루 코치와 왼손투수를 대비한 도루 연습을 많이 해 뛰는 것에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SK는 선발 라인업에 든 9명의 타자 중 포수 박경완과 지명 타자로 나선 이재원을 제외하고 7명이 모두 도루 능력이 있다.



이런 기동력은 SK가 2007~2008 한국시리즈를 2연패할 수 있었던 배경의 하나로 꼽힌다.



SK는 작년에도 팀 도루가 181개로 히어로즈(192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올 시즌에도 직전 경기까지 삼성(17개)에 이어 LG와 함께 공동 2위(8개)에 올라 있다.



SK가 발 빠른 야구로 또 한 번 정상에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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