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재 영향, 약한 황사보다 더 약할 듯

입력 2010.04.20 (15:28)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제트 기류를 타고 이번 주말께 우리나라 상공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화산재가 우리나라 날씨나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23∼27일께 한반도 상공 통과 = 미국 기상청 대기이동경로 모델 예측에 따르면 이번 분화로 생긴 화산재는 23일께 9∼11km 높이의 기류를 타고 한반도 상공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27일께는 화산재가 8km 상공의 기류를 타고 한반도 남쪽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국내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오면서 확산되고 농도도 낮아서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더라도 날씨나 항공기 운항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약한 황사보다도 더 약한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성비 없을 듯 = 화산재는 무게, 크기, 성분이 다양한 입자들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는 것은 모래나 유리에 가까운 규산염 성분의 입자다.

규산염 입자가 2천도 내외로 달궈진 항공기의 제트 엔진에 유입되면 유리막이 형성돼 엔진이 정지될 수 있으며, 1989년 알래스카에서 화산이 분화했을 때는 그 근처를 지나던 비행기가 이 때문에 비상착륙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겁고 크기가 큰 규산염 입자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다가 가라앉기 때문에 우리나라까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말을 전후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입자는 `재'보다 오히려 `구름'에 가까운 것으로, 주성분은 이산화황(SO₂), 불소(F) 등을 포함해 인체에 유해한 미세 먼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성분이 비에 많이 섞여 내리면 산성비가 되지만, 비가 내리도록 하는 구름은 이번 화산재가 통과하는 8∼11km 상공보다 훨씬 낮은 곳에 형성되므로 산성비 우려도 매우 낮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분화 계속 땐 전지구적 기후변화 = 기상청은 아이슬란드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는 현재 5∼11km 상공의 대류권에 머물고 있어 그 영향이 영국 등 유럽 지역에 국한될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영국 등에서는 대기 오염물질 농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어 전문가들이 경고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걱정할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화가 장기간 계속되면 일시적으로나마 전 세계의 기후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화산재 성분이 대류권(고도 11km 이하)에 머무르고 있을 때는 대류 등으로 빨리 확산되므로 전지구적 영향이 미미하지만 더 높은 성층권으로 미세 입자가 일단 올라가면 잘 흩어지지 않고 햇빛을 차단해 전세계의 온도가 낮아질 수 있다.

1991년 6월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 당시 이듬해 6월까지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0.5도 내려간 사례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은 전지구적 영향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기상 및 화산 전문가들의 견해이지만, 분화가 계속되고 강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단은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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