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리 알고도 내부 감찰 ‘허술’

입력 2010.04.22 (22:51)

수정 2010.04.22 (23:16)

<앵커 멘트>



그런데 이런 의혹이 보도되기 전까지, 검찰의 내부 감찰은 ’허술’ 했습니다.



정씨가 수차례 진정서를 내도 모르는척 꿈적도 안 했습니다.



정윤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건설업자 정모 씨가 지난 2006년 9월 부산지검에 낸 진정서입니다.



각종 회식을 지원했고, 술을 마셨던 검사들의 실명은 물론, 성매매를 뜻하는 3차를 갔던 술집 영수증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지검은 협박일 뿐이라며 정씨의 진정을 무시했습니다.



<녹취> 정모 씨(음성변조) : "2006년 몇 월에 한 번 냈는데 자기들이(검찰) 나를 설득하고, 이렇게 해서 무마됐죠."



3년 뒤인 지난해 5월 부산지검은 정 씨의 집에서 검사들을 접대한 내역이 적혀 있는 수첩을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두 달 전 한승철 당시 창원지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2명에 대한 향응 비용을 내줬다는 기록도 담겨 있는 수첩입니다.



<녹취>정모 씨 : "2009년도 근래에 차장검사하고, 부장검사 둘 하고, 부산지검 검사 10명하고 식사한 것(이 적혀 있었죠)"



부산지검은 또한번 이를 무시했고, 한 차장검사는 같은해 9월 검찰 조직의 감찰을 책임지는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임명됐습니다.



지난해 8월 부산지검장에 부임한 박기준 검사장은 정씨와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했습니다.



<녹취> 박기준(검사장/지난해 5월 정 모 씨와 통화 내용) : "우리가 말하지 않고도 이심전심으로, 너와 나 관계를...그런 정도의 동지적 관계이고..."



지난 2월 또한번의 진정서에도 꿈쩍않던 부산지검은 지난 16일에서야 대검찰청에 공식 보고했습니다.



보고는 커녕, 의혹 무마에만 신경쓰다 뒤늦게 불거진 의혹에 당혹한 검찰, 때문에 부실한 내부 감찰 시스템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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