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연장불패! 더 자신있게 샷”

입력 2010.05.17 (14:45)

수정 2010.05.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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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7월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박세리(33)는 연장 혈투 끝에 정상에 올랐다.



당시 4라운드를 끝내고도 제니 추아시리폰과 승부를 내지 못해 18홀 연장, 그것도 모자라 2개 홀 연장을 더 치른 끝에 값진 생애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우승의 감격을 맛봤던 박세리는 그 이후로 한 번도 연장전에서 패한 적이 없다.



17일(한국시간) 끝난 LPGA투어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연장전을 펼쳐 세 홀 연장 끝에 개인 통산 25승째를 채웠다.



25승 가운데 6승이 연장전에서 따낸 것이고 투어에서 연장전 성적이 6전 전승으로 투어 역사상 최고 승률이다.



투어에서 연장 승리가 3승 이상 되는 선수 가운데 승률 100%는 박세리 외에 4전 전승의 미셸 맥건(미국)이 뿐이다.



벨 마이크로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 회견에서 플레이오프 불패 행진의 비결을 묻는 말에 박세리는 "어차피 연장에 가면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연장에 가면 더 자신감을 가지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샷도 더 잘 맞는다"며 "무패 행진에 대한 압박감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기록을 의식해서 된 것은 아니다. 가능한 이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최근 몇 년 힘든 때가 많았다. 다시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런 시간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요즘은 편안한 마음으로 치다 보니 정말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최근 슬럼프에 대해 "다시 우승을 못 할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는 박세리는 "결국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 우승은 왜 내가 앞으로도 계속 연습을 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벙커샷을 통해 승리를 일궈낸 것에 대해 "오히려 벙커에서 더 시야도 잘 잡히기 때문에 편했다. 물론 일부러 벙커로 들어가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 자신감이 있었다"고 답했다.



대회가 열린 모빌과 인연도 소개했다. 2001년과 2002년에 바로 이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에서 열린 모빌 LPGA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했던 박세리는 "코스가 달라지긴 했지만 이곳에 오면 편안함을 느낀다. 그린이 넓지 않고 딱딱한데다 굴곡도 심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준 신지애(22.미래에셋) 등 ’세리 키즈’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세리는 "대체 우리 애가 몇 명이나 되는 거냐"고 농담을 던진 뒤 "처음에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맏언니로서 매우 자랑스러운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은 나에게 또 다른 동기를 유발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한편 박세리는 이날 우승으로 역대 한국 선수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1977년 9월27일에 태어난 박세리는 이날 정확히 32세 7개월19일의 나이로 투어 정상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구옥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이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우승했을 당시의 31세 6개월27일이었다.



지금까지 30세를 넘은 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박세리와 구옥희 부회장 외에 1998년 스테이트팜레일클래식의 펄 신(31세 1개월13일), 1994년 도레이 재팬퀸스컵의 고우순(30세 6개월15일) 등 네 명뿐이다.



LPGA 투어 전체를 통틀어 최고령 우승 기록은 2003년 BMO파이낸셜그룹 캐나다여자오픈의 베스 대니얼(미국)이 세운 46세 8개월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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