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느린 발야구로 60승 앞장

입력 2010.07.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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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베테랑 안방마님 박경완(39)이 장기인 장타와 투수리드가 아닌 발야구로 팀이 역대 최소경기 60승 신기록을 수립하는 데 앞장섰다.

박경완은 20일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서 0-1로 뒤진 7회초 넥센 배터리의 허를 찌른 도루로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이날까지 86경기에서 60승26패를 거둬 압도적인 승률로 선두를 질주 중인 SK가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한 건 올해 13번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날 넥센의 외국인 선발투수 애드리안 번사이드가 SK 타선을 잘 막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번사이드는 7회 선두 박경완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위기를 맞았다.

후속 타자의 보내기 번트로 2루에 간 박경완은 번사이드가 박재홍과 대결에 전념하느라 2루 견제가 소홀한 틈을 타 볼 카운트 1-2에서 3루를 재빨리 훔쳤다.

와인드업에 들어간 번사이드의 오른발이 높이 솟았을 무렵 박경완은 거의 3루에 다다랐다. 노련한 베테랑의 주루 센스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

힘이 빠진 번사이드는 결국 박재홍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곧바로 모창민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SK는 1-1 동점을 이뤘다.

물꼬가 터지자 SK의 방망이는 넥센 마운드를 거침없이 유린했고 정근우가 바뀐 투수 박준수를 상대로 2사 1,2루에서 싹쓸이 적시타를 때려 3-1로 간단하게 전세를 뒤집었다.

SK 타선은 8회에도 3점을 보태면서 결국 7-5로 이겼다.

양쪽 발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있는 박경완은 이날에서야 시즌 첫 도루를 신고했고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으면서 의미가 더 값졌다.

SK는 1985년 삼성이 작성한 최소경기 60승 기록을 3경기나 단축했다.

발은 빠르진 않지만 재치에서는 어느 누구에게 뒤질 게 없는 박경완은 현대에서 뛰었던 2001년에는 홈런 24개를 쏘아 올리고 도루를 21개나 작성, 호타준족의 상징이라는 20-20 클럽에도 가입하기도 했다.

박경완은 "벤치의 사인은 없었고 견제를 거의 하지 않아 혼자 판단해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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