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남아공월드컵 이후 국내에 머물고 있는 박지성이 이번엔 대학 강단에 섰습니다.
박지성은 학생들과 유소년축구 발전 방안 등 진솔한 얘기를 나눴는데, ’공이 무섭다’고 했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송재혁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교인 명지대학 강단에 선 박지성, 강의 막바지에 나온 한 학생의 재치있는 질문과 박지성의 뭉클한 답변입니다.
<녹취> 명지대학 학생:"팬으로서 묻고 싶은 말이 3-4백 개는 있는데, 그 가운데 박지성에게 공은 어떤 의미인가요?"
<녹취> 박지성:"예전엔 즐거운 놀이기구였는데, 요즘은 내가 공을 차면서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어찌보면 참 무서운 공이다."
한국인 첫 맨유 입단에서부터, 사상 첫 원정 16강까지, 우리 국민에게 한없는 감동을 안겼던 박지성에게 이제 축구공의 의미는 이처럼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박지성은 유럽 경험을 토대로 유소년축구발전을 위한 뼈있는 제안도 잇따라 제시했습니다.
선진적인 시스템 구축 못지않게 학부모와 지도자의 의식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지성:"무엇이 꼭 되라고 요구하지말고 그냥 축구를 즐기도록 도와줘야한다. 유럽에선 아주 어린 애라도 코치와 토론하면서 공을 찬다."
현대 한국축구에서 가장 부족한 창의성이 이 같은 학부모와 지도자의 인식 전환에서 길러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이 무섭게 다가올 만큼 책임감을 느끼는 박지성. 한국축구의 진정한 캡틴이었습니다.
KBS 뉴스 송재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