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연일 대포…기아 타선 활력소

입력 2010.08.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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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복사뼈가 부러지면서 석달 넘게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 KIA 톱타자 이용규(25)는 올해 남다른 각오로 겨울 훈련을 했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는 홈런까지 날리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하지만 정작 정규리그가 시작하자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3~4월 16안타를 치는데 그치면서 타율(0.198)이 2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방망이의 무게를 늘리고 스윙을 크게 하면서 장타력을 키우려고 노력한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 영상을 분석하며 문제점을 찾아갔고 배트 스피드를 높이기보다는 정확하게 치는데 초점을 맞추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5월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7월 들어서는 폭발하듯 최고의 타격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2004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6개의 홈런밖에 작성하지 못한 '똑딱이 타자'였지만 최근에는 연일 대포를 펑펑 날리며 팀 공력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홈런으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용규는 이날 롯데와 경기 3회에 데뷔 후 첫 그랜드슬램과 3점 홈런을 날리며 한 이닝에서만 7타점을 쓸어담았다. 1이닝 7타점은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 나온 신기록이었다.

이날 8타점을 올린 이용규는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 타이기록도 동시에 세웠다.

1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7회 이종범에 이어 연속타자 홈런을 때리면서 시즌 3호 홈런을 신고했다.

7월 한 달 동안 0.443이라는 높은 타율을 작성한 이용규는 시즌 타율도 0.313으로 끌어올렸다. 타율은 팀 내 1위이며 타점(41개)은 최희섭(64개)에 이어 2위다.

타격 때 오른쪽 다리를 들었다가 크게 당기며 쳤던 이용규는 최근 자세를 간결하게 고쳤다. 스윙 때 끝까지 팔을 뻗어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방망이도 짧게 잡고 정확하게 치려고 애쓴다.

이처럼 가볍게 치려하고 있지만 워낙 타격 감각과 타이밍이 좋은 탓에 큰 타구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용규는 "타격 자세를 간결하게 바꾼 게 주효했다"라며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짧게 끊어쳤는데 운 좋게 큰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일 경기에서는 빠른 발로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톱타자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했다. 1회 볼넷을 고른 뒤 희생타로 2루까지 진루한 이용규는 채종범의 타석 때 기습적으로 3루까지 파고들었다.

8회에도 2사 뒤 볼넷으로 나가고 나서 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선빈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 이날 7-0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용규가 공격과 주루에서 연일 맹활약하면서 전반기 막판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팀도 회복세를 드러내고 있다. 6위까지 처졌다가 최근 4승1패를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4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용규는 "마무리 캠프에서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덕분에 여름에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라면서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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