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찰, 잇단 자살에 아내 살해까지 ‘초상집’

입력 2010.09.20 (15:32)

수정 2010.09.20 (17:59)

최근 소속 경찰관들의 잇따른 자살에 이어 산하 경찰서 간부가 아내를 토막 살해하는 엽기적인 사건까지 터지면서 광주지방경찰청이 온통 초상집 분위기다.

광주지방경찰청은 20일 전날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김모(57) 경위가 자신의 아내를 토막 살해한 뒤 유기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사태 수습해 몰두하고 있다.

경찰은 경찰관이 스릴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대해 혀를 내두르면서 이번 일로 광주지역 경찰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지는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경찰관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경찰의 명예와 관련된 이런 일이 터지자 고향에 가서 얼굴을 들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지방경찰은 2007년 개청 이후 불미스런 일이 자꾸 터지자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심지어 청사 부지가 풍수지리적으로 나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개청과 함께 초대 청장으로 취임한 하모 전 청장이 비위 연루 혐의로 옷을 벗는가 하면 올 5월에는 이모 청장이 자신의 관사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년 사이 4명의 경찰관이 잇따라 자살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지방청 소속 김모 경감이 목을 매 자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월 서부경찰서 송모 경위가, 8월 남부경찰서 최모 경장이, 그리고 지난 13일 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모 순경이 세상을 등졌다.

특히 이번 경찰관 아내 토막 살해 사건이나 자살 대부분이 가정사나 남녀 문제가 직접적인 동기로 알려지면서 일부 경찰관들이 과중한 업무에 사생활에 대한 고충을 해결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양성철 청장은 간부회의 자리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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