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金배추’ 찾아 삼만리…배추대란!

입력 2010.09.30 (08:58)

수정 2010.09.30 (17:44)

<앵커 멘트>

한국 사람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반찬이 김치인데요, 요즘엔 식당에 가도 배추김치 구경하기가 어렵다죠?

하루가 무섭게 오르는 배추값 때문인데요.

한 포기에 최고 만5천원까지 올랐다니 주부들 부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차다혜 아나운서, 당장 올겨울 김장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데요.

네, 비싸다 비싸다해도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는 분들 많으시죠.

여름철 폭염과 잦은 비 때문에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김치를 안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주부님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 푼이라도 싼 배추 구입하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주부님들이 늘고 있고요, 원재료인 배추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일부 김치제조업체들은 생산을 거의 포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배추대란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울의 한 백화점. 개장 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데요.

배추 할인행사 소식에 두 발 벗고 달려온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주부 : "(요즘 배추가) 비싼데 여기 싸니까 줄 서 있는 거예요. 사러 가려고요."

배추 3개들이 한 망에 9천원!

배추 한 포기가 만4천원까지 치솟았던 걸 감안하면 사분의 일 가격입니다.

<인터뷰> 주부 : "한 집에서 두 사람씩 와서 가득 실어가니까 뒤에 사람이 못 사잖아요."

배추는 30분 만에 금세 동이 나 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성재(백화점 직원) : "저희도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고요. 내일도 더 많이 오시지 않을까 예상돼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배추 값이 이렇게 비싼 건 도매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지난해보다 도매가도 5배나 올라 지금쯤이면 인산인해를 이룰 도매시장이 썰렁합니다.

<인터뷰> 김지환(안산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차장) : "예년 같으면 트럭들이 지금 현재 상황으로 대여섯대씩 들어올 상황인데 보시다시피 한 대밖에 들어오지 않았고 (배추)반입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의 폭이 높아지자 소비까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배추가 너무 비싸다 보니 사람들은 포장김치에 손이 갑니다.

이 매장에서만도 포장김치 판매가 지난해 보다 50% 정도 늘었는데요.

<인터뷰> 안계영(서울시 문래동) : "배추값이 너무 비싸다고 그래서 제가 만들기는 그렇고 사먹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즉석김치, 또는 배추김치를 대체할 수 있는 절임 종류 반찬들까지도 덩달아 바쁘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정희(마트 직원) : "배추값이 비싸다 보니까 다른 때 보다 굉장히 많이 나가서요 만들어 놓는대로 바로 나가버려요."

단체 급식을 하는 학교도 당장 걱정입니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식단을 짜야하니, 배추김치를 깍두기 등으로 대체해야 할 처지입니다.

<녹취> "김치 남기지 마. 너무 비싸졌어."

<인터뷰> 윤정란(학부모) : "김장때 되면 (배추 가격 폭등이)나아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뉴스보니까 고랭지 배추들이 이미 추석 때 많이 출하가 돼서 김장값이 그렇게 쌀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걱정돼요."

성남에 있는 이 학교는 매년 가을이 되면 학생들이 직접 김치를 담가먹었는데요.

올해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인터뷰>송덕희(영양사) : "11월에 저희 아이들 수업으로 겨울 김장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게 있습니다. 거기서 만들어진 김치를 가지고 (11월 이후) 급식으로 나가고 있는데요, 김치 재료인 배추를 조달을 하는데 걱정이 앞서죠."

충북 보은의 한 김치 공장.

배추로 가득 쌓여있어야 할 창고가 휑하기만 합니다.

김치를 만들 배추가 없어 직원은 절반밖에 일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유민(김치공장 사장) : "저희 전체 생산량의 30%밖에 생산을 못하고 있습니다 (배추값이 비싸)원재료를 구매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그게 지금 가장 큰 걱정이고 문제입니다."

이 업체는 최근 학교들에 정상적인 공급이 어렵다는 양해 공문을 보낸 상황.

하지만 학교 측 반응은 시큰둥할 따름입니다.

<인터뷰>남정자(김치공장 직원) : "배추값이 안정이 돼서 (공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거래처에서도 안전하게 납품할 수 있고 저희들도 그런 걱정없이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마도 제조업체들은 나은 편입니다.

김치를 받아 학교에 유통만 하는 중간 업체들은 거래 자체가 끊겨 버립니다.

답답한 마음에 교육청을 찾았는데요.

<인터뷰>김영례(김치 유통업체 사장) : "학교 급식을 납품하는 사람들로써 규칙 다 지켜가면서 정확하게 납품하고 싶지만 물건 자체가 없는데 그걸 어떻게 저희들한테만 모든 걸 책임지게 할 순 없는 거니까 겸사겸사 교육청에 자문 좀 구하러 왔습니다."

유통업체는 학교에 계약대로 납품을 하지 못하면 부적격 업체로 신고가 될 수 있다는데요.

그렇게 되면 한동안 공공기관의 납품 입찰에 참여 할 수 없게 돼버립니다.

<인터뷰> 함덕수(김치 유통업체 사장) :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방송매체도 다 알고 있고 (모두가) 아는데 왜 교육청에서는 학교에서는 천재지변을 인정을 안 하느냐는 거죠."

<인터뷰> 임종택(경기도교육청 평생체육건강과) : "저희로서도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고 업체하고 학교 간에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검토하셔서 효과적으로 대처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장철을 코 앞에 두고 벌어진 배추대란에 여기저기서 한숨소리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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