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시구·시타 부부 “결혼보다 떨려요”

입력 2010.10.15 (19:30)

수정 2010.10.15 (19:40)

"한국시리즈, 그것도 1차전에서 시구를 하게 될 줄 전혀 몰랐어요. 결혼식보다 더 떨리네요"



2010 프로야구 대미를 장식할 한국시리즈 첫 경기의 시구자로 선정된 박진석(39)씨와 최정윤(29)씨 부부는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와 최 씨는 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홈 경기를 가장 많이 찾아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1차전 시구자로 뽑혔다.



남편 박 씨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의 66경기를 관전했고, 아내 최 씨도 그에 버금가는 60경기 이상을 문학구장에서 직접 봤을 정도로 열혈팬이다.



평소 김성근 감독을 존경해 자연스럽게 SK를 응원하고 있다는 박 씨는 "시구는 한 번뿐이다. 감독님 말씀대로 그야말로 '일구이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아내 최 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캐넌히터' 김재현을 특히 좋아해 그를 따라 SK를 응원하게 됐다고. 김재현의 배번인 '7번'이 새겨진 헬멧을 남편이 선물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부부는 여름휴가 등 개인적인 계획도 SK의 홈 경기 스케줄에 따라 짤 정도로 열성적이다.



이들은 "TV를 볼 때도 다른 부부들처럼 야구냐 드라마냐를 놓고 싸우지 않아서 좋다"면서 "같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장을 워낙 자주 찾다보니 부부는 시즌 초반에도 함께 문학구장에서 경기를 보다가 즉석 추첨을 통해 수훈선수에게 시상하는 행운을 맛본 적이 있다.



최 씨는 "그때도 너무 떨려서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 오늘은 심장이 더 세게 뛰는 것 같다"며 떨리는 심정을 털어놨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각각 마운드와 타석에 선 부부는 열성 야구팬답게 훌륭한 시구와 시타를 선보였다.



박진석 씨는 이번 시리즈 출전 명단에서 아쉽게 빠진 투수 고효준의 등번호 1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와 프로선수 뺨치는 투구폼으로 공을 던졌다.



김재현의 번호 '7'이 쓰인 유니폼과 헬멧을 갖추고 타석에 선 최정윤 씨도 유연한 스윙자세를 보여줘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오는 18일 결혼기념일을 맞는다는 부부는 "SK 선수들이 부상 없이 이번 시리즈를 치르고 우승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시구와 시타에 앞서 그룹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씨가 애국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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