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대생들 논문 대필·시험부정 성행

입력 2010.10.29 (22:20)

<앵커 멘트>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한국방송통신대학 주변에 논문 대필업이 성업 중입니다.

업자들은 심지어 대학에 함께 다니며, 리포트에서 시험까지 부정행위를 돕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방송통신대 부근의 지하 서점.

알고 보니 책방은 이름뿐이고 논문을 대필하는 전문 작업실입니다.

<녹취>김OO(논문 대필업자) : "내가 지금까지 써 가지고 심사탈락된 적 없거든. 일단 금액은 40만 원에 할거고… (논문) 천 개? 천 개는 못썼구나. 한 오백 개는 쓴 거 같아."

이곳에서 십여 년간 활동해온 대필업자 김모 씨는 수십 명이 적힌 고객 명단을 보여줍니다.

학생회 간부까지 포함돼 있는 고객 명단을 본 방통대 교수는 한숨부터 내쉽니다.

<인터뷰>이동국(한국방송대학교 교무처장) : "그러면 이게 저 ○○○(학생회간부)가 (논문을) 부탁했다는 겁니까? 아이고!"

대필업자 김씨는 전공을 바꿔가며 10년 넘게 방통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김씨는 의뢰인과 같은 과목을 수강하고, 기말 고사장에서 답안지를 보여주는 수법으로 부정행위도 저질렀습니다.

<녹취>김OO(대필업자) : "졸업 안 하는 이유가 또 있어. 누가 시험을 보여달라고 해서 시험 보여주느라고…. 옆에 앉아가지고 보여줘요."

방통대 졸업 후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한 한 서울시 의원은 방통대 재학 시절 알게 된 업자에게 대학원 석사논문까지 부탁했습니다.

백만 원을 주고 절반만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석사 논문의 분량이 120여 페이지란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녹취>△△△(서울시의회 의원) : "(논문이) 150페이지 정도 될 겁니다. (페이지가 너무 차이가 나거든요?) 페이지가 한 뭐 80페이지 정도…"

대필을 막기 위해 학생들은 방통대에서 논문 작성법부터 가르쳐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이OO(방통대 재학생) : "나이 드신 분이 많아 가지고요. 대필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 같아요.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컴퓨터 교육 좀 시켜줬으면 좋겠어요."

전국 곳곳의 방통대 주변에는 김씨와 같은 대필업자 수십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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