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치솟는 전셋값…서민들 ‘막막’

입력 2010.10.29 (22:20)

수정 2010.10.29 (22:56)

<앵커 멘트>



집값은 떨어진다는데, 서민들 한숨은 여전히 깊습니다.



전셋값이 치솟아서인데요.



얼마나 올랐는지, 살펴볼까요?



지난 2008년 하반기에 하락했던 전세가격 변동률.



지난해와 올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년 재계약 시점을 맞은 전세민들은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죠.



전셋집 구하는 분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먼저 서재희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잠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권영주 씨.



요즘 아파트 전세금을 구하느라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집 주인이 2억 원 하던 전셋값을 무려 2억 원이나 더 올려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권영주(자영업) : "(이렇게 가격이 뛸 수 있다는 것은)전혀 상상을 못했습니다. 서울이란 데가 이런 곳인가, 참 황당하기도 하고..."



권 씨는 결국 친척들과 제2금융권에서 1억 5천만 원을 빌렸고, 3개월 전에 새로 산 차까지 팔아서 돈을 보탤 생각입니다.



2개월 전부터 신혼집을 찾고 있는 김남언 씨는 결혼 일정을 미뤄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전셋값이 너무 오른데다, 매물도 적다 보니 집 주인들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남언(직장인) : "매물도 없고 또 매물이 있다고 해도 과거와는 달리 다음날까지 다 잔금을 치러야 하고, 그렇게 안 되면 집을 구하기가 힘들고..."



천정부지로 오르는 전셋값이 집없는 세입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다보니 전세금에, 월세를 얹어 받는 반전세도 늘고 있구요.



아예 월세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동산 중개업소 50여 개가 모여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상가입니다.



아파트 매매 거래는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고객은 전세를 내놓거나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녹취> 전세 세입자 : "지금은 3억 대 후반을 얘기해서 사실은 금액이 모자라는데…."



이렇게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서울 송파와 서초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전세가 늘고 있습니다.



2~3억 원의 높은 보증금에다가 다달이 월세까지 내는 조건입니다.



곧 결혼을 앞둔 유모 씨도 지난주에 반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보증금 2억 2천만 원에 매달 65만 원을 주는 조건입니다.



<녹취> 유OO(반전세 세입자) : "확실히 부담은 되죠. (하지만)당장 더 큰 금액을 댈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라도 살아야죠."



예금금리가 낮다 보니 집주인들도 이런 반전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반전세 집주인 : "1억을 내가 더 받아도 은행에 넣으니까 30만 원도 안 나오더라고요. 2억 5천만 원에 60만 원을 더 받기로 한 거야."



많이 오른 전세 보증금을 못 견뎌 아예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치순(공인중개사) : "5천만 원 보증금에 월 200만 원, 1억 보증금에 170만 원 정도 나가죠."



일부 지역의 전셋값 급등이 우리나라의 독특한 전세제도의 근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질문>



그럼 언제쯤 되야 상황이 좀 나아질까요.



경제부 박찬형 기자 나왔습니다.



가을 이사철 지나면 괜찮을까요?



<답변>



예전과 달리 10월말인데도 전세난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사수요가 많이 줄어든 건 다행인데요.



하지만, 다음달 수도권 새입주 아파트는 만 2천여 가구로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쳐서 전세난은 내년초까지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전세난이 왔느냐.



기본적으로 수급불균형, 가을 이사철에 집값 이 내려가다 보니까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집 안사고 전세로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년간 건설사들이 돈 더벌려고 대형위주로 집을 짓다보니 소형 아파트가 많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여기에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도 줄이다보니까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전세난의 해법이 나옵니다.



물론 단기대책으로 당장 오른 전셋값을 감당 못하는 사람들 위한 전세자금 지원 확대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전세난이 계속되면 그럴바에야 아예 집을 사는 게 좋지 않나.. 이런 생각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래서 전셋값 상승이 집값 반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과연 집값에도 영향을 줄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한 주상복합 아파트 견본주택. 저렴한 분양가로 한때큰 이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관심은 날이 갈수록 줄어 들어 분양률은 55%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기성(분양사무소장) : "소형같은 경우는 분양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인데, 중대형같은 경우는 아직 소비자 들의 관망세가 두드러진 상태입니다."



일부에서 전셋값 상승이 집값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태.



하지만 거래가 안 되다보니 수도권 집값엔 변화가 없습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2월 이후 매주 마이너스 행진 중입니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도 서울이 43%로 지난 2002년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던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박원갑(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 "이는 집값이 전셋값에 비해서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



전문가들은 집값이 바닥이란 믿음을 줄 만큼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급매물 위주의 거래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 입니다.



<시청자 의견>



전세난 문제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습니다.



먼저 김정민씨 그동안 주택 정책은 분양 위주였죠? 임대 중심으로 바꾸잔 제안 주셨습니다.



전셋값 상승률 상한제를 도입하잔 의견도 있었구요.



주택공급이 꾸준히 이뤄진다면 결과적으로 전셋값도 안정될 거다.



경기도 외곽지역도 전철만 있으면 금방 간다.



교통정책을 재정립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현실에도 반영 됐음 좋겠네요.



함께 만드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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